[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투표인 83명 중 찬성 77명. 무려 92.7%가 이사장 해임에 찬성했다.

당사자는 억울하다며 항변했지만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은 냉정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사 해임을 둘러싼 내홍으로 몸살을 앓았던 천안 선영새마을금고 대의원들이 15일 결국 이사장까지 자리에서 내려 앉혔다.

그동안 선영새마을금고는 각종 불미스런 일이 연이어 터지면서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냈다. 전문 사기단의 대출사기사건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는가 하면 갑작스런 본점 이전과 자산 매각 등에서의 의혹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고 내에서 진행되는 각종 민형사 소송만 해도 30여 건이나 된다고 한다. 심지어 거액의 대출 과정에서 수천만 원의 돈을 건넨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의 주인공이 금고 이사 자리에 오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까지 있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불과 3~4년 사이에 벌어졌다.

잦은 금융사고와 금고 운영 상의 불투명성은 고객들의 신뢰를 잃는 우선순위다. ‘비리의 온상’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런데 벌써부터 차기 이사장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나오기 시작한다. 가뜩이나 전·현 이사장 간의 갈등으로 대의원을 비롯한 금고 구성원들은 지쳐있는 상황이다.

선영새마을금고는 1973년 설립 발기인 총회 이후로 오랜 기간 서민을 위한 자금 공급처 역할을 해왔다.

지금 각종 영역에 걸쳐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방관한다면 새마을금고의 미래는 불투명할 것이란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다.

선영새마을금고가 이제는 ‘감투 싸움’에서 벗어나 4만 5000여 회원들로부터 진정으로 신뢰를 받는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 우뚝 서기를 바래본다.

이재범·충남본부 천안담당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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