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독려 문자메시지 확산… 교육당국 자제당부

▲ [교감단 긴급대책회의] 대전시내 고등학교 교감단이 6일 둔산여고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내신등급제 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대환 기자

2008학년도 대입 내신등급제 도입에 반대하는 고교 1학년들의 촛불집회가 대전에서도 개최된다는 문자메시지가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파되면서 교육당국이 대책회의를 잇따라 갖는 등 긴장하고 있다.

고교생들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대전지역 고교 1학년생들에게 '현 고1 재학생 내신등급제 반대 촛불시위 5월 7일 엑스포남문광장 7시 돌려' 등의 내용이 기재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대전 A여고 1학년의 경우 학급당 38∼39명 중 휴대전화 보유학생 대부분(30∼32명)이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학년 부장인 S교사는 "중간고사 중이라 휴대전화를 반납받은 후 시험이 끝나고 나눠주면서 확인한 결과 이날 오전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집회 불참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B고의 경우도 한 학급당 평균 20여명의 학생들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린 교육부의 장난감도, 등급으로 나뉘는 돼지고기도 아닙니다 단지 17살일 뿐입니다' 등 3건의 문자를 교내 친구들로부터 받은 K모(17)군은 "시험이 끝나는 날이라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든다"면서 "친구들도 가기는 귀찮지만 내신 폐지에는 찬성해 참석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날 오후 4시 둔산여고에서 긴급 교감회의를 개최, 촛불집회에 참가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한편 7일 오후 각 학교 생활지도부장들을 집회 예정장소로 보내 학생들의 집회 참여를 막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내신부담 폭발적 증가 "공부하는 기계냐" 항변
'촛불집회 꿈틀' 배경

2008학년도 대입 내신등급제 도입에 반대하는 대전지역 고 1년생들의 촛불집회 개최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내신성적 강화를 골자로 한 새 대입제도 도입으로 내신 부풀리기와 사교육비 증가 등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새 대입제도에 따라 올해 첫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는 고 1년생들은 학습 부담의 증가와 지나친 석차 경쟁 등 높은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호소하고 있다.

올해 A고 수석입학생 J모(16)군은 "갑자기 대입제도가 바뀌니까 적응이 안되고 혼란스럽다"면서 "가능하다면 내신등급제 반대 집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높은 내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한 시민단체가 개최하는 성적 등을 비관해 자살한 학생의 추모행사가 고 1년생들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의견 개진의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촛불 집회를 불법집회 성격으로 간주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의 심리적 저항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저지 움직임에 대해 C고 1년생 K모(17)군은 "너무 억지인 것 같다"면서 "학생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며 주장했다.

또 내신성적이 강화되면 내신 부풀리기가 사라지고 사교육비도 감소할 것이라는 교육부의 주장이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고 1년생들의 체험에 근거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교육당국은 내신등급제 도입으로 촉발된 전국 규모의 촛불집회 개최 움직임을 직시하고 '고 1년생들이 왜 거리에 나오려 하고 어떤 주장을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귀 기울이고 이를 교육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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