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신성철 충북로컬진로교육네트워크 집행위원

얼마 전 청년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한 지인에게서 ‘꿈 없는 청년들이 너무 많아 큰 걱정’이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들어 이야기를 나누고 긴 고민의 시간을 갖게 됐다. 그러다 문득 청소년기에는 학교, 학원을 오가며 입시만을 바라보고 최근 취업학원으로 변질되고 있는 대학졸업 후에는 88만원 세대에서 탈출하기 위해 생존을 위한 구직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현상이 문제라는 결론을 내었다.

오래 전부터 해결되지 못하는 고질적인 병폐라 볼 수 있는 입시만을 위한 경쟁·학습위주의 교육제도는 공교육을 훼손하고 사교육 부담을 가중 시키는 등 사회현상을 야기시키고 있다. 전반적인 인생을 준비하고 설계할 시기에 진로보다는 진학, 학습이 우선 시 되는 사회분위기가 결국 꿈없는 청년들을 양산하고 사회적 문제만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진로는 단순한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선택의 의미보다는 더 포괄적인 한 개인의 자아실현을 충족시키는 삶 전체를 구성하는 주요한 필수적 요소로 보아야 한다. 청소년기에 진로를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과정을 통해 합리적인 입시목표를 세워 대학진학과 이후 직업선택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진로교육패러다임이 학생들의 배움을 학교 밖 지역사회로 확장시켜 진로탐색 및 진로 결정의 다양화와 내실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개인별 맞춤형 진로설계를 지원하고 2016년 실시되는 자유학기제 등으로 진로교육 및 체험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진로교육의 현 상황은 입학사정관제 등 대학 입시와 연계된 특정 교과들만 강조하고 편중된 체험을 강요해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대한 왜곡된 판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진로교육의 건강한 가치를 지키고 이를 활성화를 위해서는 마을이 키우는 우리 아이를 실현키 위한 공동체적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창의적인 진로교육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진로교육 시스템 구축을 위한 민·관 거버넌스 구축체계의 실험적 모델 발굴도 필요하다. 또한 직업에 대한 정보수집 및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적성, 성격, 흥미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생각해보고 객관적으로 평가 할 수 있는 능력 향상에 대한 진로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지역에서도 공교육 활성화를 가치로 하는 학교, 교육청, 자치단체를 포괄한 지역사회의 모든 교육주체가 함께하는 협력과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지역사회 공동체가 진로교육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통해 꿈꾸는 아이를 키우고 꿈을 실현하는 청년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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