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여사울 성지
초기 순교자 이존창 생가 성지
조선말 신자 대부분 그가 입교
넓은뜰 예수·성모상 등 인상적
내일 가톨릭대회 1000명 집결

▲ 충남 예산군 신암면에 위치한 여사울 성당. 예산군 제공

17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해미성지 방문을 앞두고 내포 지역 천주교 순례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산군 신암면의 여사울 성지에도 교황 방한 기간 중인 15일 가톨릭 한국청년대회 참여자 1000여명이 집결할 계획이다.

예산 여사울 성지는 내포 지역에 처음으로 천주교 복음을 전한 초기 순교자 이존창(1752~1801)의 생가에 있는 성지로 내포 천주교회의 심장이자 신앙의 고향으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세례명이 루도비코인 이존창은 초기 천주교회 창설자의 한 사람인 권일신으로부터 교리를 배워 입교했다.

이존창은 1791년 신해박해 때 심한 고문으로 한때 배교했으나 배교를 뉘우치고 더욱 열심히 전교활동을 했다. 이후 내포 지역은 다른 어느 고장보다도 천주교가 가장 성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의 할머니는 그의 조카딸이 되고 최양업 신부는 그의 생질의 손자가 되는 등 조선 말기의 신자 중 대부분이 그가 입교시킨 신자들의 후손이다.

충청남도 문화재 제178호로 지정된 여사울성지. 한국 천주교회 역사 안에서 천주교 신앙의 못자리로 평가받는 한국 천주교의 요람이다. 신유(1801년), 기해(1839년), 병오(1846년), 병인(1866년) 등 100여년에 걸친 4대 박해를 거치면서도 이 지역 신자들은 전국에 흩어져 복음을 전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내포의 사도라 불리는 이존창의 생가터인 여사울 성지는 조선 후기 천주교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여사울 성지의 넓은 뜰에는 ‘내포 천주교 복음 첫 터’라는 커다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으며, 맞은 편에 고딕풍의 아담한 기념 성당이 있다. 성당 앞에는 순례객을 위한 야외 제대가 3곳이 마련되어 있다.

제대 위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이 있고 오른쪽으로 성모상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메고 골고 언덕으로 올라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순간까지 14단계로 나누어 보여주는 십자가의 길 14처가 있다.

또한 여사울 성지에서 시작하는 내포 천주교 순례길은 십자가의 길을 지나 구양교~당진 신리~홍성 홍주성~예산 충의사~서산 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군 관계자는 “이번 교황 방문지에 여사울 성지가 포함 되지 않았으나 내포천주교 복음의 시작인 여사울 성지가 교황 방문으로 재조명을 받는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명구 기자 kmg119s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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