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창조과학전시실 보도, 학교측 사설단체 해명불구 교회명칭 쓰는공간 드러나

KAIST가 최근 세계 저명 과학저널인 네이처 지에 기독교계 창조설과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으로 소개되면서 종교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달 초 발간된 네이처 지는 ‘대한민국이 창조설을 주장하는 단체의 영향으로 일부 진화론 내용을 삭제 당했다’는 비판적 내용과 함께 ‘한국 최고의 과학 교육기관인 KAIST 학내에도 기독교계 창조과학전시실이 있다’고 비꼬듯 서술했다.

이에 KAIST 측은 ‘교내 창조과학회는 학교와 무관한 사설 단체이며, 창조과학전시실은 대전 순복음교회(서구 용문동 소재)로 이전했다’고 네이처 지에 통보하며 즉각 해당 기사의 정정을 요구했지만, 네이처 측은 해당 기자가 KAIST에서 직접 찍은 창조과학 관련 전시물을 공개하며 오히려 확인을 요구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오히려 교내 서측 학생회관에 ‘KAIST 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학교 측은 또 다른 종교논란에 휩싸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KAIST 교회’는 당초 동아리로 등록돼 있지만, 목사가 상주하다시피 하고 연단 등 예배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또 학교 측에서 이전했다고 밝힌 창조과학전시실도 아직 일부가 ‘KAIST 교회’에 남아있는 상태이며, 이와 관련해 KAIST 동아리연합회에는 ‘KAIST 교회’와 ‘창조과학회’ 등 두 개의 동아리가 등록된 상태다.

확인 결과 이 전시물들은 당초 1993년 대전 엑스포 당시 기독교계가 창조설을 알리기 위해 대덕의 한 교회에 창조과학전시관을 마련했고, 이후 2000년 대 초반 이 교회에서 전시물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KAIST 교회’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당시 한국창조과학회 소속의 KAIST 교수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창조과학회 대전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KAIST 교수는 4명 가량이다.

이처럼 창조설과 종교 논란이 확대되면서 KAIST 일부 학생들은 학내 게시판에 ‘학교 망신’등 부정적인 의견을 올리고 있다.

학교 측은 동아리인 ‘KAIST 교회’가 종교 시설인 ‘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KAIST 관계자는 “‘교회’라는 명칭은 국립 교육기관에 특정 종교 시설이 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더 이상 이 같은 명칭을 사용치 못하도록 법적 검토를 포함해 다각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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