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재

최근 경기침체와 함께 일부 단체에 대한 정부보조금이 끊어지는 등 시민운동 진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종 해결과제에 대해 시민단체 내부에선 벌써부터 적지 않은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시민운동을 후원하던 그룹은 후원을 계속할지 재고 중이고, 일부 시민단체에선 재정압박으로 활동가의 활동비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한국사회는 과거로 회귀할 우려가 커지고, 시민단체가 져야할 짐이 무거워지는 시점이다. 이런 상황은 향후 우리 사회에 다가올 적잖은 변화를 예고한다. 시민단체가 내외적으로 커다란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시대적 전환과 함께 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간엔 ‘특정기관이 기업에 전화를 걸어 모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내역을 확인해 단체의 발표 내역과 일일이 대조하고 있다’는 등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도 추락을 증명하는 소문까지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떠도는 불미스런 소문이 확대되지 않기 위해선 시민단체가 거듭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시민 없는 시민운동’에서 벗어나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희망을 일구는 낮은 자세를 갖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이다. 시민단체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역사적 소임을 다하기 위해선 시민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이제 시민단체와 전문가만 알고 있는 시민문제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모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시민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일반인의 참여와 관심을 높여야 한다. 좁은 의미의 운동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연대활동을 통한 시민운동 또한 진행돼야 한다.

초창기 시민운동이 사회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처럼 다시 전 국민적인 관심사와 지지를 받으며 재도약할 수 있어야 한다. 몇몇 경제전문가는 내년까지도 한국경제가 암울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더 큰 희생이 따라야 할 것이다. 이제 시민운동단체도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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