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추천맛집]김상용 사진부 기자 '두부사랑'

▲ 김상용 사진부 기자 지난 15일 '두부사랑'에서 비지김치전 한 젓가락을 집어 먹기위해 입을 벌리고 있다. 전우용 기자

비오는 날이면 습관처럼 그리워지는 게 있다. 예를들면 동동주 한 사발 곁들인 고소한 파전이나 매콤한 칼국수, 그리고 이런 음식을 나눌 정겨운 벗이 함께 한다면 빗소리도 음악처럼 감미롭지 않을까.

김상용 사진부 기자의 단골집 취재에 나선 지난 15일 저녁엔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내리는 비에 마음까지 젖어들던차에 김 기자는 “뜨끈한 두부전골과 비지김치전 잘하는 집을 안다”며 회사 인근 갈마도서관 골목에 있는 ‘두부사랑’으로 안내했다.

이날 맛집 촬영엔 김 기자의 사진부 선배인 전우용 기자가 동행, 인물사진은 물론 동영상 촬영까지 맡아줬다.

김 기자는 “1년 전쯤부터 아내가 근처 교통방송에서 주말 방송을 한 것을 계기로 알게된 집”이라며 “아내와 함께 주말에 두부가 먹고 싶을 땐 이곳으로 온다”고 소개했다.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으로 꽉찬 식당에 들어서니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가득하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순두부전골과 두부수육은 물론 청국장·두부두루치기·두부아구찜에 이르기까지 콩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하는 집이다.

김 기자는 예고한대로 두부전골 3인분과 비지김치전 한 접시를 주문했다.

마침 옆 테이블에서 두부를 수육과 함께 먹길래 ‘저것도 맛있냐’고 물었더니 김 기자는 “여러 번 와봤어도 전골이나 순두부·청국장 외엔 주문한 적이 없다”며 “육식보다 채식을 선호하는 아내의 입맛을 닮아가는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곳곳에 다양한 두부음식점이 있지만 흔한 만큼 막상 제대로 맛을 내는 곳을 찾기 어려운 게 두부 음식점이기도 하다”며 “이 집 두부전골은 평범한 음식이지만 담백하면서더 은은한 깊이가 있어 특별하다”고 칭찬했다.

잡채와 나물·열무김치 등 여덟가지 반찬이 차려졌다. 이어 버섯·호박·쑥갓 등 각종 채소와 해산물을 넣은 국물에 순백에 가까운 두부를 두툼하게 잘라 얹은 두부전골이 불 위에서 끓기 시작했다.

▲ 두부전골

자작하게 졸여낸 전골국물을 한숟가락 떠먹어 봤더니 맛이 복잡하지 않으면서 깔끔하다. 고소한 두부와 각종 해산물에서 우러난 국물에 심심하면서 담백한 충청도 손맛이 배어나왔다.

전골의 두부를 건져먹어보니 매콤한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입안에서 스스르 녹는다. 구수하고 때론 담백한 감동이 입에서 전해온다.

김 기자는 “이곳은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를 손님들이 가져갈 수 있게 나가는 곳에 놓아둔다”며 “깔끔한 반찬과 웰빙식인 두부전골로 부담없이 식사를 하고 집에 가져간 비지로는 아내와 비지장을 끓여먹으면 흐뭇한 여운이 남는다”고 말했다.

듣고 있던 전 기자가 “비지로 전을 부쳐먹어도 일품”이라고 조언하더니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져가는 것까지 있으니 뿌듯할만하겠다”고 거들었다.

때마침 비지김치전이 나왔다. 한 젓가락 떼어 먹었더니 콩비지 때문인지 처음엔 껄끄러움이 느껴지더니, 입안에서 신김치와 밀가루 반죽과 하모니를 이루며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넘어갔다.

▲ 비지김치전과 밑반찬

노릇노릇한 비지김치전이 고소하게 입맛을 돋워 밥을 안먹어도 될 정도로 배가 불렀지만, 얼큰한 전골국물이 맛있어 어느새 공깃밥까지 한그릇 비워버렸다.

주인 박미애 씨에게 맛의 비결을 물었더니 “콩은 단백질과 지방질이 부족하기 쉬운 우리 전통식단에서 질 좋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을 제공해 주는 건강식품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음식을 만든다”며 “100% 국산콩을 직접 갈아 손두부를 만든다”고 했다.

최근 십여 년 새 시작된 ‘참살이’(웰빙)열풍은 이제 트렌드를 넘어 생활의 일부가 된 느낌이다. 참살이 시대의 식생활을 실천하는 건 값비싼 레스토랑의 유기농 식사처럼 까다롭고 고급스런 문화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좋은 재료를 이용한 한 끼 식사를 통해서도 참살이를 실천할 수 있다.

올봄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으로 만든 두부 요리로 입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권도연 기자 saumone@cctoday.co.kr?동영상 편집=허만진 영상기자 hmj1985@cctoday.co.kr

두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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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메뉴: 두부전골(2인 1만 7000원·3인 2만 2000원·4인 2만 7000원), 두부수육(2인 1만 5000원·3인 2만 원·4인 2만 5000원), 순두부 전골(6000원), 두부두루치기(5000원), 돼지두루치기(1만 5000원), 두부김치(1만 원), 비지김치전(5000원), 순두부·청국장·비지찌개·된장찌개·두부김치찌개(5000원), 두부아구찜(대 3만 원·중 2만 원)

△예약문의: 042-524-3135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주차: 인근 공터

△주소: 대전시 서구 갈마1동 4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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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집 뒤안길】“좋은 사진 얻는다면 개고생 마다하랴”

최근 공중파 광고 중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걸 꼽으라면 단연 'QOOK'(쿡)의 티저(호기심 유발) 광고를 들 수 있다.

여러 시리즈가 있지만 산악인 엄홍길 씨가 눈보라를 헤치며 에베레스트 정복에 나서 부러진 나무젓가락으로 설익은 라면을 먹고 산을 오르며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절규하는 상황을 담은 광고는 ‘QOOK’의 정체가 밝혀진 후에도 단연 화제가 되고 있다.

김상용 사진부 기자는 지난 주 충북 옥천에 난 산불 진압현장 취재를 가며 이렇게 꾸며낸 광고에나 나올 법한 우스꽝스러운 상황과 대사에 동참하는 경험을 했다.

청주에 있는 충북 본사에 사진부가 있지만 옥천의 경우 대전에서 가는 게 더 가까워 대전 본사에서 취재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기자는 “동구청 담당자와 산불을 잡고 있는 현장을 찾아 가는데 어딘 지 몰라 가파르고 험난한 산길을 헤쳐가며 그야말로 개고생을 해 현장에 올라갔다”며 “도착해보니 우리처럼 험한 길을 뚫고왔다기엔 너무 연로한 자원봉사자가 많아 알아봤더니 뒷편에 차를 타고 쉽게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고 당시의 허탈한 심경을 전했다.

현장을 찍은 다음 김 기자는 왔던 길을 다시 걸어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한 시간 후 또다른 취재가 있어, 일을 마치고 내려가는 자원봉사자의 차를 얻어 타기엔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신문사 입사 7개월 차인 김 기자에게 사진기자로서 일은 요즘 유행하는 ‘개고생’이란 단어가 어울릴만한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선배들에게 사진을 배우고, 좋은 앵글과 시선을 갖기 위해 고민하는 일이 즐겁고 가치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사진 기자로서 그의 바람은 한 장의 사진 속에 현장에서 자신이 느낀 메시지를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내공을 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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