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열 대전선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내과 전문의

최근 박모(61) 씨는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됐다. 박 씨는 음주를 자주 할 수밖에 없는 직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2년 전에도 고혈압으로 치료 중인 지역 병원으로부터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으로 진단받은 바 있다. 치료를 권유 받았으나 특별히 불편함을 없었고 바쁜 일정상 병원 방문을 미루고 있었다. 박 씨의 뇌졸중은 고혈압과 평소 잦은 음주에 의한 심방세동이 중요한 원인 제공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 씨에게 부정맥에 의한 불편한 증상이 있었다면 병원 치료를 미루지 않았을 것이고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부정맥이란 심장에서 만들어지는 맥박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거나 맥박의 간격이 불규칙적인 모든 맥박을 포함하며 ‘맥이 가지런하지 않다’ 라는 의미로 부정맥(不整脈)이라고 칭한다. 따라서 부정맥이라 함은 특정 질환의 정확한 표현이라기 보다 넓은 의미의 바르지 않은 맥을 모두 통칭하는 말이다. 위의 증례에서 박 씨가 경험했던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일종으로 주로 뇌졸중을 유발하는 특성을 가진다.

심방세동(心房 細動)은 여러 부정맥 중 하나로 ‘심방이 가늘게 움직인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그 이름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우리 몸의 심장은 심방과 심실이라는 방으로 구성돼 있는데 부정맥은 심방과 심실 모든 곳에서 발생할 수 있고 심방세동은 그 중 심방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정맥의 일종이다. 이러한 심방의 움직임을 빠르고 불규칙적으로 변화시켜 유관상 ‘심방 움직임이 가늘게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부정맥을 심방세동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심방의 불규칙한 움직임은 심장 내 혈액 응고를 촉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로 인한 작은 혈전이 뇌혈관으로 이동하며 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그러나 심방세동이 장기적인 뇌졸중과의 연관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많은 심방세동 환자들이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로 두근거림이나 숨이 찬 증상과 같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이 그 원인 중 하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증상이 있는 심방세동에 비해 증상이 없는 심방세동 환자가 장기적인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으며 심방세동의 치료는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그 결과가 좋음을 말하고 있다. 이는 심방세동의 특성상 ‘심방세동이 더 나쁜 심방세동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악순환을 보이기 때문이다.

심방 세동의 치료는 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시도해 항 부정맥제재나 뇌졸중 예방을 위해 혈전 혈성을 막는 항 혈전제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항 부정맥제는 모든 심방 세동의 발생을 완전히 막아 줄 수 없어 재발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술적 치료 방법으로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이용해 치료해 볼 수 있다. 이 치료는 심방 내에서 발생하는 심방 세동의 전기적인 신호 발생 부위를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카테타를 이용하며 태워 버리는 치료의 일종으로 항 부정맥 약물 치료에도 재발하는 심방 세동 환자에게 효과가 좋다. 또한 시술적 치료 방법으로 입원 기간도 짧고 회복도 빠르다. 항 응고제는 심방 세동 환자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뇌졸중 예방 효과가 좋으나 출혈의 위험을 동반하고 있어 항 응고 제를 사용할 수 없는 출혈 환자나 항 응고 제 사용에도 뇌줄중이 재발하는 환자에게 좌심방이 폐색 술과 같은 시술적 치료도 가능하다.

심방세동은 재발 확률이 매우 높으며 만성적인 부정맥의 일종으로 위에서 언급한 치료 방법을 통해 꾸준한 심방세동의 재발을 막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이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뇌졸중 예방과 심장 기능 부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절대로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질환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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