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진료원장

우리 자녀들이 이제는 스마트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길을 걸으면서, 식사를 하면서 스마트폰 영상을 본다. 태블릿 PC로 온라인 학습과 과제를 작성하며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스마트기기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 거북목 오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말씀을 자주 듣게 된다.

지난해 4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초(1·4학년)·중(1학년)·고(1학년) 학생의 척추이상은 2018년 1.06%에서 2022년 2.20%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를 보면 척추측만증 환자 9만 4845명 중 41%(3만 9482명)가 10대 청소년이다. 또 청소년 체형, 검진 프로그램 개발업체의 조사 결과에서는 청소년 188명을 대상으로 거북목 검사를 측정한 결과 77%(145명)가 12.5도 이상인 비정상 군으로 확인됐으며 20도 이상의 심각한 군도 14%(27명)로 나타났다고 한다. 통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실제 생활과 연계해보면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청소년기 척추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뜻이다. 최근 청소년 척추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이유는 스마트폰, 컴퓨터 장시간 사용, 체육활동 감소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북목 증후군, 척추측만증, 비만 등 신체 불균형을 겪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거북목 증후군은 C자형으로 휘어진 정상적인 목뼈가 일자 형태, 심한 경우는 역C자형이 되어 거북이처럼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를 말한다. 성인 머리 무게는 4~6kg 정도인데 고개가 1cm 앞으로 빠질 때 마다 2~3kg의 하중이 늘어나고 40도 정도 굽히면 약 20kg의 부담이 집중된다. 이렇게 무게가 가중되면 경추 후방 근육이 긴장하게 돼 목과 어깨 통증은 물론 두통, 현기증, 눈의 피로 등을 유발해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척추측만증은 원인 불명이 대부분이고 통증이 없어 증상을 바로 느끼지 못한다. 하루가 달리 자라는 청소년기 아이들은 방치했다가 측만 정도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자는 11~13세경, 남자는 12~14세경에 급성장이 일어나므로 그 전에 발견하고 추적관찰 및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거북목, 척추측만증을 검사해주기도 하지만 병원에서 받는 정확한 검사가 아니기에 자녀가 목, 어깨,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서 조기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X-Ray 검사로 척추의 휘어짐 각도를 측정하는데 10도가 넘으면 측만증이라 진단한다.

추적관찰을 통해 만곡이 더 이상 커지지 않으면서 휘어짐 각도가 크지 않은 경우는 생활에 큰 문제는 없다. 측만증이 발병한 척추 높이와 환자의 연령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빠르게 악화되거나 휘어짐 각도가 20도~40도 사이면 보조기 치료를 시행하여 진행을 막아준다. 40도 이상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생기는 근골격계 통증은 초기 상태에는 물리치료, 도수치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만 일자목, 거북목, 측만증은 방치하면 디스크 내 압력 증가로 목, 허리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어서 전문의 진료를 꼭 받아야 한다.

척추관련 질병은 중장년층에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척추측만증, 거북목 증후군은 소아청소년기에도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방치하면 성장기에 학업,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바른 생활 습관을 추천하고 증상 발현 시 조기 진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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