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법원장 재판 참여 일환 민사소액 장기미제사건 전담재판부 신설
김용덕 대전지방법원장 판결 선고 2건 등 직접 진행… 대전지법 법관 94명 참여
진성철 특허법원장도 심리 나서… “재판장 사건 처리시 판사 업무 경감되기도”

김용덕 대전지방법원장이 25일 민사소액 장기미제사건 재판에 나섰다. 사진=서유빈 기자
김용덕 대전지방법원장이 25일 민사소액 장기미제사건 재판에 나섰다. 사진=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전국적으로 재판 지연이 심화되면서 각급 법원장들까지 직접 재판에 임하는 등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김용덕 대전지방법원장은 25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판결 선고 2건과 변론 11건의 재판을 진행했다.

이는 김 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두 번째 나선 재판으로 첫 재판은 지난 4일 진행된 바 있다.

최근 대전지법은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 지연 문제 해결 방법 중 하나로 제시한 ‘법원장 재판 참여’의 일환으로 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민사소액 장기미제사건 전담재판부를 신설했다.

민사소액 장기미제사건 전담재판부에는 민사소액사건 중 접수일이 가장 오래된 최장기미제 사건 60건이 배당됐다.

김 법원장의 경우 1998년부터 25년 이상 재판을 맡아 경험이 풍부한 그야말로 베테랑이다.

대전지법은 법원장이 장기미제사건을 직접 심리하고 판결함으로써 재판 지연 해소에 앞장서고 국민의 사법신뢰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김 법원장은 "사건 수가 증가하고 난이도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판사 수의 증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판사 증원이 이뤄져서 사건들이 적시 처리돼 당사자들이 사건의 고통으로부터 빨리 벗어날수 있도록 하는 게 법관들의 본분"이라고 전했다.

김용덕 대전지방법원장이 25일 민사소액 장기미제사건 재판에 나섰다. 사진=서유빈 기자 (2)
김용덕 대전지방법원장이 25일 민사소액 장기미제사건 재판에 나섰다. 사진=서유빈 기자 (2)

현재 대전지법 법관은 휴직·연수자를 제외하고 94명이 재판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법원의 수장인 법원장이 직접 재판에 나서는 사례는 특허법원에도 있다.

특허법원은 2015년부터 선례적 의미가 크거나 연구 가치가 높은 사건 등을 특허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특별부에서 심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 말레띠에가 리폼업자를 상대로 제기한 일명 ‘명품백 리폼 사건’을 법원장이 직접 재판하는 특허법원 특별부로 배당했다.

진성철 특허법원장은 "이번 사건은 상표 소진론의 적용범위와 관련해 선례적 의미가 크고 연구 가치가 높은 사건일 뿐 아니라 리폼 업계에 큰 사회적 파급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이라며 "특허법원은 사건을 특별부에 회부해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전자소송 등으로 늘어난 사건 수에 대한 언급도 했다.

진 법원장은 "모든 민사사건이 거의 전자소송으로 진행되고 있어 판사들의 업무량이 과거에 비해 가중되고 있다"며 "재판장이 사건 처리를 하면 판사들의 업무가 다소 경감되는 면도 있기 때문에 재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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