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문제 2문항 중 1문항 잘못 출제해 논란
학교 측 사과문에도 학생·학부모 반발 예상

출제 오류로 전원 정답처리 된 해당 문제의 그림. '직각' 표기가 누락돼 혼란이 야기됐다.
출제 오류로 전원 정답처리 된 해당 문제의 그림. '직각' 표기가 누락돼 혼란이 야기됐다.

[충청투데이 최윤서·조정민 기자] 카이스트(KAIST)가 신입생 선발 면접에서 수학 문제 2문항 중 1문항을 잘못 출제해 전원 정답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제 오류 문제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한 응시생들의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이스트는 5일 일반전형과 고른기회전형 면접 전체 응시자들에게 총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송했다.

수학 2번 문제에서 그림의 ‘각 BA0A₁’에 직각이라는 표기가 빠진 사실을 면접 당일에 확인해 전원 정답 처리한 것이다.

해당 전형은 서류평가 40%, 면접평가 60%로 면접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면접에는 일반전형 1012명(13명 결시), 고른기회전형 107명(4명 결시)으로 총 1119명이 응시했다.

1시간 내 수학문제 2문제를 푼 뒤, 채점 교수와 구술 면접 하는 방식이다.

실제 해당 문제를 확인해 보니 첨부된 그림은 육안 상으로 직각에 가까웠지만 응시자에 따라 다르게 볼 여지가 있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직각임이 명확히 표기됐어야 했지만 문제에선 누락됐다.

이번 출제 오류로 학생과 학부모 반발 등 향후 후폭풍이 예상된다.

수학 문제가 총 2문항뿐인데 출제 오류 문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학생들의 경우 손해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일부 학부모들은 한 과목의 절반을 날린 거나 마찬가지라며 전원 정답 처리 대신 부분점수 등을 이용, 채점해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응시자 A 군은 “수학 면접 문제 난이도 자체가 변별력이 크게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쉬웠는데, 그나마 변별력이 있었던 2번 문제에서 애매한 오류가 발생해 실망스럽다”며 “같이 시험을 본 친구들은 ‘출제를 너무 대충한 것 같다’, ‘물리 공부한 보람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반응을 전했다.

한 대전지역 고등학교 물리교사는 “삼각형에 직각 표기가 없으면 문제 자체를 풀 수가 없다”며 “당연히 직각이라고 여긴 학생들은 풀 수 있었겠지만, 2-3 문제의 경우 일정 각 없이 아무 각이나 대입할 경우 닮음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어 아예 풀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오류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로 카이스트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은 더욱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카이스트는 면접평가에서 수학과목 외에도 과학과 영어 등 다른 과목을 합산해 평가하고, 학업역량 외 제시문 기반평가, 자유질문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평가하기 때문에 해당 문제를 전원 정답처리해도 변별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설명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구술면접평가인 만큼 부분점수를 매기는 것에 한계가 있어 전원 정답처리했다”며 “세밀히 신경 쓰지 못한 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입학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해당 일반전형 410명, 고른기회전형 55명의 최종합격자는 오는 15일 발표된다.

최윤서·조정민 기자 cys@cctoday.co.kr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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