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부터 소액씩 기부해와
"가난한 사람을 위해 써주세요"
행정복지센터에 메모 남기기도
기부금,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

▲ 익명의 기부천사가 지난해부터 신인동 행정복지센터두고 간 기부봉투 사진. 대전 동구 제공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대전 동구 신인동 익명의 기부천사가 지난해부터 약 10개월째 따뜻한 손길을 잇고 있어 화제다.

8일 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신인동 행정복지센터에 매달 익명의 소액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이O영’ 또는 ‘이O영 사돈’이라는 이름의 기부자는 한 달에 2~3차례의 2~4만 원의 금액이 담긴 봉투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써주세요", "남을 보태주세요" 등의 문구와 함께 행정복지센터에 놓고 갔다.

이렇게 지난 10개월간 행정복지센터에 전해진 금액은 약 100만원에 이른다.

이 씨의 기부금은 그동안 지역사회보장협의채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나눔 냉장고’ 사업과 긴급복지 지원 사업 등에 사용됐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일을 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수혜자 김 모씨는 이 씨의 기부금으로 생계와 진료비를 해결할 수 있었다.

김 모씨는 "일면식도 없는 분의 도움으로 생계 걱정을 덜었다"며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이나 하는 줄 알았는데 나도 형편이 나아지면 소액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희조 구청장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소액기부자의 선행은 기부가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 줬다"며 "신인동 기부천사의 행동이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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