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7월 15일∼18일, 북한군의 공격 방어한 강경전투
83명 강경경찰관, 탄약 소진 돼 맨몸으로 맞서 장렬히 전사
북한군 전라도 침공 계획 지연… 낙동강 방어선 구축 큰힘

▲논산경찰서 정문 옆에 세워진 6.25추모 기념비. 사진=김흥준 기자
▲논산경찰서 정문 옆에 세워진 6.25추모 기념비. 사진=김흥준 기자
▲순국경찰관 합동묘지 내에 세워진 충혼탑. 사진=김흥준 기자
▲순국경찰관 합동묘지 내에 세워진 충혼탑. 사진=김흥준 기자
▲83명의 순국경찰관들이 모셔진 경찰관합동묘지 입구인 충혼문. 사진=김흥준 기자
▲83명의 순국경찰관들이 모셔진 경찰관합동묘지 입구인 충혼문. 사진=김흥준 기자
▲충혼탑에는 83명의 순국경찰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사진=김흥준 기자
▲충혼탑에는 83명의 순국경찰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사진=김흥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올해로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73주년이 되는 해이다. 잊어서는 안되는 한국전쟁, 당시 논산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강경경찰서(現논산경찰서) 경찰관들의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강경전투다.

충청투데이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조국을 위해 목숨을 고귀하게 바치신 조국애의 화신으로 불려진 83명의 순국경찰관들의 당시 전투와 희생정신을 재 조명해 봤다.

 

◇북한군의 집중 공격받은 강경

 

강경전투는 강경경찰서의 병력이 북한군 남진을 저지하고자 1950년 7월 15일부터 18일까지 강경 지역에서 북한군 제6사단 예하 대대규모 부대의 공격을 방어한 가장 치열한 전투였다.

그래서 강경은 한국전쟁 당시 집중 공격을 받아 많은 인명 피해와 관공서가 파괴됐다. 또한 소중한 문화재를 비롯한 근대건축물의 70% 이상이 북한군의 폭격으로 소실됐다. 이 전투에서 정성봉 서장 외 82위의 경찰관이 장렬하게 산화하는 아픔을 겪었다.

 

◇강경은 영남과 호남의 분기점인 대전의 관문…국군에게는 절호의 방어선 역할

 

강경은 논산천, 강경천이 논산평야를 가로질러 금강으로 유입되는 곳으로 수로와 육로를 잇는 큰 포구로 번성했다. 금강은 강폭 300 ~ 500m에 유수폭 70~100m로 평균 수심은 2 ~ 5m로, 전투당시 대전을 가로막는 천연의 장애물 역할을 했다. 이는 영남과 호남 분기점인 대전의 관문으로서 지리적 가치를 지닌 것 외에, 지연전을 벌이고 있던 국군에게는 절호의 방어선이 됐다.

 

◇83명의 강경경찰관들, 응전속에 포화속으로 산화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압도적인 화력과 전력으로 무장한 북한군은 파죽지세로 남쪽으로 진격을 거듭하고, 남한군은 북한군에 밀려 패색은 짙어만 가고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1950년 7월 15일 미군 사령부의 명령이 의하여 당시 강경경찰서(現 논산경찰서)소속 정성봉 서장과 170여명의 경찰관들이 전주로 이동했으나 적이 아직 강경까지 진입하지 않았다는 정보를 입수한 정성봉 서장은 죽음을 각오하고 강경과 경찰서를 사수하기로 결심하고 강경으로 되돌아 왔다. 7월 17일 금강 방아선이 무너지고 공주가 함락됐고, 적들은 곧 바로 강경으로 진격해 왔다.

경찰관들은 결사적인 응전을 했으나 탄약이 떨어져 맨몸으로 싸울 수 밖에 없었고 결국 83명 모두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장렬한 최후를 마치고 말았다. 이 전투로 전라도 지역으로 침공하려던 북한국 주력부대가 5일 이상 저지됨으로서 북한군은 이리, 황등작전과 낙동강 도하작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고, 우리 군은 낙동강 방어선 구축에 큰 힘이 됐다.(호국충남경찰사 참조)

 

◇83위 경찰관 모셔진 순국경찰관 합동 묘역

 

1953년에는 논산시 등화동에 조국 수호의 일념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산화한 경찰관들의 넋을 기리고 숭고한 뜻을 후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순국경찰관 합동묘지를 조성했다. 전쟁 당시 강경경찰서 소속 경찰관 83위의 유해가 안장됐다. 합동묘역은 담으로 둘러 싸여 관리되고 있으며, 정문은 충혼문(忠魂門)이란 현판이 달려 있다.

83명 전몰경찰관의 한명 한명 분명하게 돌판에 기록돼 있으며, 매년 7월 17일 논산경찰서 주관으로 유가족 및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호국영령들의 넔을 기리고 숭고한 뜻을 길이 후세에 전하기 위해서다.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목숨을 고귀하게 바친, 그래서 조국애의 화신으로 불려진 계백장군과 오천결사대의 항전과도 너무도 닮아있는 83명 순국경찰관들의 숭고한 희생정신,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들의 고귀한 뜻을 다시 되새기는 한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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