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끼니 떼워도 취미엔 돈 안 아껴
알뜰 소비하되 운동·미용 등에 집중 투자

MZ세대. 그래픽 김연아 기자. 
MZ세대.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1. 대전 동구에 거주하는 회사 정모(30) 씨는 대체로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이나 빵 등으로 점심 끼니를 해결한다. 짧은 점심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비를 아껴 취미 생활에 쓸 수 있어서다. 대신 뮤지컬이나 공연, 전시 등을 관람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요즘에는 계절마다 사진관을 예약해 스냅 사진, 컨셉 사진 등을 찍으면서 현재의 모습을 남기는데 재미를 붙였다. 충동 구매는 자제하되 나를 위한 소비는 적극 실행하는 게 정씨의 소비 철학이다.

#2. 최근 서울로 둥지를 옮긴 대전 출신 청년 권모(26) 씨는 평소 좋아하는 뷰티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을 자주 챙겨보는 편이다. 게 중에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비슷하거나 사고 싶은 욕구가 드는 제품이 생기면 종종 소비를 하고 있다. 체형 관리를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동안 헬스장 PT를 끊어서 다니거나 필라테스, 테니스 등 다양하게 배웠다. 비싼 수강료가 부담될 때도 있지만 자세 교정과 체력이 나아지는 걸 느끼면서 자신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운동할 계획이다.

지역 청년들 사이에서 알뜰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되 운동, 미용 등의 자기 관리에 투자하는 일종의 ‘소신 소비’가 유행시되는 분위기다.

최근 대전시가 발표한 청년통계를 보면, 현재 소득수준에 만족한다는 청년은 전체의 30.1%였고, 보통이 48.2%로 가장 높았다.

소득수준이 불만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21.8%로 조사됐다.

대전 청년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00~200만원 미만이 35.4%로 가장 높았으며 200~300만원 미만이 26.9%로 뒤를 이었다.

100만원 미만은 14.9%에 그쳤다.

지난해 실시된 ‘2022년도 청년 삶 실태조사’에서 청년 평균 월급이 250여 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역 청년들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소득수준에 만족하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기쁨을 위한 ‘셀프기프팅’ 관련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다.

근래에는 젊은 날을 기록하기 위한 프로필 사진, 바디 프로필과 미용, 체형 관리 등은 그야말로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 사진관 이용 건수 중 80%는 MZ세대였으며, MZ세대의 사진관 이용은 2021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28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청년들은 자기 만족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지만,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스스로에게 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이은지(27) 씨는 “소득이 많지 않아도 소비할 필요성을 느끼면 할부 결제를 하더라도 쓰는 편”이라며 “운동의 경우 다이어트 목적보다 건강하게 몸을 관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강권을 끊었고, 피부 관리는 열심히 일을 한 일종의 보상으로 뿌듯하게 받고 있다. 비싼 금액을 결제하고 나면 쪼들리긴 해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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