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섭 농협 안성교육원 교수

봄철 식중독에 대한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지난 5년간 식중독 환자 발생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식중독 환자 수의 평균 38%가 한여름보다 나들이 철인 ‘봄’에 집중되어 있다.

식중독 발생 원인은 낮의 기온은 높으나 아침·저녁은 쌀쌀해 음식물 취급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장시간 음식물이 방치되는 등 관리 부주의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나들이 길에 야산이나 등산로 주변에서 자생하는 야생식물을 산나물로 잘못 알고 먹거나, 원추리 등 식용나물에 대한 조리 미숙에 따른 식중독 발생도 많았다.

식중독은 섭취한 음식물의 독성물질 때문에 발생한다.

발생원인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하면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나들이 갈 때는 ‘도시락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뜨겁게 조리된 밥과 반찬은 김을 식힌 후 별도 도시락통 용기에 따로 담아 식중독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습기를 제거 해야 한다. 또 반찬을 준비할 때는 마른반찬을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야외 도시락의 단골 메뉴인 김밥은 쉽게 상하는 시금치보다 오이를 넣는 것이 안전하며, 김밥의 양념도 참기름만 하는 것보다는 식초, 설탕, 소금으로 만든 ‘단촛물’을 사용하는 것이 밥을 상하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도시락 보관 및 운반 요령은 아이스박스 등을 이용하여 10℃이하에서 운반하며, 햇볕이 닿는 공간이나 자동차 트렁크에 보관하지 않아야 한다. 마실 물은 반드시 끓여서 준비하되 배탈에 효과적인 매실차를 준비하는 것은 생활의 지혜이기도 하다.

다음은 ‘산나물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고, 춘곤증 예방에도 좋지만 잘못 먹으면 오히려 독성 때문에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생채로 먹는 달래, 돌나물, 참나물 등은 식중독균이나 잔류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은 후 조리해야 한다.

식용 가능한 산나물 중 두릅, 다래 순, 고사리 등은 미량의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성분을 제거한 후 섭취해야 한다. 원추리는 성장할수록 콜히친(Colchicine)이란 독성분이 강해지므로 어린 순만을 사용해야 하며,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친 후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조리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손 씻는 일’을 습관화해야 한다. 손만 잘 씻어도 웬만한 전염병은 막을 수 있다. 활동하기 좋은 봄철, 식중독균 증식이 활발해지는 만큼 철저한 예방으로 즐겁고 건강한 봄나들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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