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도 한전 충북본부 동청주지사 부장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집집마다 양초, 두꺼비집 휴즈 등을 비상약처럼 보관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 정전이라는 불편함은 당연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여겼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어두컴컴한 골목에 나가서 신나게 놀곤 했다.

오늘날 정전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불편한 말이 됐으며 이제 단 1초의 정전도 참을 수가 없게 됐다.

대부분의 일반 가정은 정전으로 인해 불편함은 있지만 재산상의 피해가 있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양어장, 농업용 저온저장고, 비닐하우스 재배농가 등 정전민감고객의 경우는 상황이 좀 다르다.

정전민감고객은 정전 피해방지를 위해 정전알림장치나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등이 꼭 필요하다. 정전알림장치는 정전시 전기사용자에게 정전알림 문자가 오도록 해주는 장치인데, 관련 업체에 문의하면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이때 전기사용자가 꼭 확인해야 될 사항이 있다.

3상 고객의 경우는 반드시 각 상 모두에 설치하여야만 정전 발생시 정전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간혹 1상에만 정전알림장치를 설치해 다른 상이 정전될 경우 인지하지 못해 재산상의 피해를 입는 사례가 간혹 있다. 설치업체에 확인해 3상 모두에 설치되는지를 꼭 확인하고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꼭 시험하여야 한다.

모터 등 동력기계를 사용하는 고객에 있어서는 결상보호장치가 필수적이다. 3상 중 1상이 정전되었을 때 결상이 되었음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모터를 정지시킬 수 있는 결상보호장치는 정전 시 모터가 소손되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단 1초라도 정전이 돼서는 안 되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면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를 설치하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이 장치는 평상시에는 작동하지 않다가 정전 때 자체 배터리에서 비상전원을 공급해 주는 장치이다. 초기 설치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정전으로 인한 재산상 피해가 크다면 해당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정전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보호장치들을 구비하지 않은 경우이며 한전은 불시 정전으로 인한 피해방지를 위해 보호장치를 구비하도록 정기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영세하거나 노후한 전기설비가 있는 소규모 사업체 등은 보호장치를 갖추지 않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전기는 편리하고 소중한 것이지만, 사용자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전기를 사용하면 우리의 안전뿐만 아니라 물질적 손해도 방지할 수 있다. 안전한 전기, 소중한 전기는 결국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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