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훈 충남연구원장

새해 희망찬 기운을 받아 서로 덕담을 나누는 시기다. 년 초에 희망찬 얘기를 나누는 것이 우리의 살아가는 보편적 풍경이지만 올해의 분위기가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다. 곳곳에서 훈풍을 말할 때 누군가는 ‘찬바람’을 얘기하는 사람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2023년 경제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 주요국에 대한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은 0.6%, 유럽은 0% 내외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도 1.6%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공식 전망이다. 보통 정부의 경제 전망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치를 제시하기 때문에 다소 희망적 관측을 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IMF가 제시한 2.0%, 한국은행의 1.7% 그리고 KDI의 1.8%의 전망치보다 낮다. 정부도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이제는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혹자는 ‘그래도 (+)성장 아닌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 정도면 괜찮네’ 할지 모르겠다. 전망치로는 사상 첫 2% 이하 전망으로 1960년 이후 가장 어두운 전망치에 해당한다. 과거로 거슬러 가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 이하를 기록한 적이 딱 네 번 있었다. 모두가 전례 없는 위기상황이었고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엄청난 충격이 있었다. 1980년 제2차 오일쇼크로 인한 (-)1.6%, 1988년 IMF 구제 금융 당시 (-)5.1%, 2009년 국제 금융위기로 0.8%,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0.7%를 기록한 것이 그것이다. 2009년과 2020년에 대한 경제성장 전망치는 각각 2.0%와 2.3%였다.

성장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수출이다. 세계경기 침체 그리고 반도체 경기 악화 등으로 한국 수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와 고용 지표도 부정적이다. 금리 상승 등으로 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그간 경기를 떠받들던 소비 회복세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수출은 4.5% 감소, 신규 고용도 2022년도에 비해 88%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2.8% 줄고 건설투자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0.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고용시장도 한파가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신규 취업자 수가 81만 명인 데 비해 올해는 10만 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은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3.4%에 이를 것으로 보여 스태그플레이션을 공식화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역대급 경제 한파 오나,’ 올해의 키워드는 ‘생존,’ ‘경기 둔화 본격화’ 등으로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한 어두운 예측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그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계속 성장해 온 우리의 저력을 믿으면 된다. 어려움은 있을지언정 위기로까지 치달을 정도로 우리 경제가 취약하지는 않다. 그간의 경험도 많이 축적돼 있다. 다만 경제가 안 좋으면 어려운 부문이 나타난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그리고 농어민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취약 계층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 그리고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에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여력을 갖추는 준비도 요구된다. 정부는 투자와 수출을 장려해 경제 상황을 회복세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출발이 된다.

우리 충남은 지난해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경찰병원 분원을 아산에 유치하고, 처음으로 정부 예산 9조 원 시대를 열었다. 2조 6천억의 투자도 유치해 5천여 개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계속해 이러한 동력이 새해에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올해에는 36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전 과정에서 1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소외된 보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도민의 전폭적 지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경기도와 함께 추진하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계획도 조금씩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 에너지를 육성하고 국가의 탄소 경제를 선도해 나가는 과제, 농업의 구조를 개선하고 스마트 농업을 통해 청년농부를 육성해 나가는 과제, 저발전 지역에 대한 균형 발전 전략을 실천해 나가는 과제 등에 대한 성과도 주목된다.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육사 이전과 충청권 지방 은행 설립 그리고 충청권 메가시티 건설도 가시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2023년 상황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준비하고 대처해야 한다. 그렇다고 희망까지 저버릴 필요는 없다. 우리 충남이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2023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