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조·대전본사 취재1팀 경제담당 기자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사회·기업에서는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올랐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물질 사용을 줄이고, 기업의 이익을 지역 사회에 돌려줘 사회와 기업이 ‘상생’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ESG 경영방침 중 ‘지역 상생’을 우선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우리 지역에서는 맥키스컴퍼니(주)를 꼽을 수 있다.

충남과 대전에서 소주를 공급하고 있는 맥키스컴퍼니는 계족산 황톳길 조성과 맨발축제로 ‘노잼도시’ 대전에 관광 명소를 조성했다.

또 오페라단을 운영하면서 ‘뻔뻔(fun fun)한 클래식’을 개최, ‘문화 불모지’ 대전·세종의 지역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했다.

이밖에 대전 맨몸마라톤 개최, 봉사단 운영, 장학금 기부활동 등 지역사회와 더불어 상생하려는 공로를 정부 부처에서까지 인정받아 최근에는 대전지역의 민간기업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중 지역 인재육성을 위해 ‘이제우린’ 판매 소주 한 병당 5원을 적립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규모가 해마다 줄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진다.

맥키스컴퍼니에 따르면 대전과 세종, 충남 각 지역에 지급한 장학금은 2020년 3억 800여만원에서 지난해는 2억 1400여만원, 올해는 2억원을 갓 넘긴 수준으로 매년 감소세가 확연하다.

코로나19이후 회식 문화가 바뀐 탓도 있지만 대기업의 물량 공세에 지역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출이 대기업으로 옮겨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보면 ‘잎새주’로 유명한 전남 보해양조의 매출액은 2011년 1303억원에서 2021년 837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기간 대구지역의 금복주는 1103억원→ 627억원, 울산지역의 무학은 2025억원→ 1269억원, 충북 소주는 207억원→ 123억원 등 각 지역 업체들의 매출액은 모두 줄었다.

반면 같은기간 ‘참이슬’을 생산하는 하이트진로는 1조 3737억원→ 2조 2029억원(60.4%), ‘처음처럼’의 롯데칠성음료는 2조 872억원→ 2조 5061억원(20.1%)으로 급증했다.

대기업의 자본력, 마케팅 등에 지역 중소업체들은 설자리를 잃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류를 생산한다는 특이성과 편견, 사회적 인식으로 이러한 문제는 대·중소기업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의 일부로도 여겨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기업의 횡포를 막고, 중소기업을 살려야 ‘상생’할 수 있다고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서민들이 즐겨 찾는다는 ‘소주’시장에서는 대기업의 점유율만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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