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진 대전경실련 기획 위원장

철도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경쟁체제 도입을 선언, 수서고속철도(SR)를 도입하고 2016년 SRT를 개통한지 6년이 지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품질의 개선과 가격 경쟁을 통한 철도산업 발전이란 대의명분은 사라지고 오직 강남 생활권을 연결하는 SRT 이용 승객만 일반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에 비해 10% 정도의 가격 인하 혜택을 보고 있으며 경쟁체제라는 단순 논리에 밀려 대다수 국민은 철도이용에서의 불편과 더불어 비싼 이용료, 안전사고의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철도경영이란 핑계로 일명 적자 노선으로 불리던 소도시나 농촌 지역의 철도운행은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되었다.

여러 문제점을 노출한 철도의 경쟁체제 도입은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결국 문재인 정부에서 고속철도의 통합을 국민에게 약속하고 이를 추진했지만, 도중에 약속을 저버리고 통합정책을 중단하고 말았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더 나아가 철도의 분리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어 보인다. 현재 SRT가 운행하지 않는 지역의 철도 승객들은 강남지역으로 가기 위해 중간에 내려 열차를 바꿔 타거나 서울역에서 하차하여 시내 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많은 철도이용 국민의 불편이 있음에도 정부는 이를 개선할 의지는 보이지 않고 분리정책을 더욱 공고히 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SR이 운행되지 않는 지역에 SR 운행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논리도 내세운다. 그러나 지금도 SR은 차량을 KTX에서 임대해서 운행하고 있고 정비나 매표 등도 철도공사에 위탁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무리한 사업확장 논리이며 철도 이용객들을 분리하여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철도 상황에서는 오히려 철도차량의 보유 폭이나 기술, 운영노하우에서 훨씬 앞선 KTX를 수서에 투입함으로 철도 이용객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며 이렇게 함으로 장기적으로 필요한 철도의 통합을 위한 선제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된다.

철도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며 이용 국민에게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그렇기에 철도운행은 안전이 필수이며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해야 하고 이용가격 또한 저렴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경쟁체제 속에서 미래먹거리 산업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단순한 경쟁체제를 위한 분리정책은 중복투자와 더불어 국가 경제의 손실로 이어지며 이용 승객들 또한 불편과 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분리 경쟁체제 유지는 글로벌 철도회사들과의 기술, 운영체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속철도의 경쟁체제 명분으로 분리 운영되는 문제점들을 분명하게 밝혀야 하며 이를 개선할 개선책들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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