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현 사단법인 대전민예총 이사장

조고각하(照顧脚下)는 낮은 자세로 현실을 직시하고 내 주변과 발 밑부터 잘 살피라는 뜻이다.

민선 8기 대전시장직인수위원회 백서 중 문화예술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핵심 사업은 △예술인 주도 ‘대전예술중흥종합계획’ 중장기 전략 △예술인 주도 대전예술정책 추진기구 설치 △제2대전문학관 설립 △제2시립미술관 신설 △‘마음대로 예술공간’ 확충 등으로 9건이다.

문화예술 지원 조직의 현황을 보면, ‘시립연정국악원’의 경우, 잦은 예술 감독의 임기 중 사임, 조직 인적 구성의 불만 및 내부 갈등이 있다. ‘대전문화재단’의 경우, 복수의 노조가 존재해 구성원과 노조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조직의 인적 구성원 간 장기적인 갈등과 불화로 인해 사기가 저하돼 있다.

민선 8기 대전광역시 문화예술 정책에 대해 4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대전문화예술위원회 설치에 관한 사항이다. 기존의 ‘문화예술진흥위원회’(18명)는 연 1회 운영으로 위원회의 형식적 역할만 했다. 유사 위원회 통·폐합 및 관련 조례를 통해 신규 ‘대전문화예술위원회’를 설치할 때 각 예술단체(34개 단체), 청년 세대 등 예술인들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하되 최소한 2개 이상의 분과, 연 4회 이상의 전체 회의, 2회 이상의 분과 회의 등이 관련 조례에 명시돼야 실질적인 활동과 성과가 가능하다.

둘째 제2문학관, 제2미술관, 마음대로 예술 공간 등의 하드웨어 설립에 대한 사항이다. 대전음악창작소의 설립의 사례에서 보듯이 적절한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으면 많은 문제점과 갈등이 발생한다. 따라서 하드웨어 사업 진행 시 주변 입지 여건과 관련 예술인들의 요구 사항을 충분히 수렴하고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정 목적을 위한 시설들이 가지는 특성을 고려한 시민 접근성, 환경 등 여건을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공청회, 전문가의 토론회 등을 통해 충분한 검토 후 사업을 집행해야 한다.

셋째 대전 0시 축제 등 새로운 축제 기획 및 추진 방향 설정을 위한 연구용역에 대한 사항이다. 반드시 대전 지역의 축제 관련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사전에 구성하여야 한다. 워킹 그룹을 통해 용역 과제 적절성과 용역 사업에 대한 중간 과정을 검토하고 보완해 기본 계획이나 세부 운영 방안을 만들 때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다.

넷째 ‘2020 대전문화예술활동보고서’에 따르면 문화예술 기반 시설의 현황과 실태 파악, 문화예술인의 활동 파악과 소비자에 대한 정보 확보 창구 등 미흡해 대전 지역 문화예술활동을 파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대전지역의 문화예술 기반 시설과 문화예술인의 활동에 대한 현황 그리고 소비자(향유자)에 대한 정보를 주기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창구(홈페이지)가 마련되고 관련 정보를 수시로 조사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부터 ‘바로’, ‘지금’, 내 발밑인 대전 문화예술 현황부터 정확히 진단해야만 이후 대전문화예술정책도 올바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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