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 전경. 충남 청양군 제공
칠갑산 전경. 충남 청양군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칠갑산은 충남 청양의 대표적 관광지이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칠갑산에는 장곡사, 장승공원, 지천구곡, 천문대, 천장호 출렁다리 등 ‘청양 10경’ 중 6개가 있다.

청양군 대치면, 정산면, 장평면 등 3개 면에 걸쳐 있는 칠갑산은 해발 559.8m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산세와 경관이 일품이며 계절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봄이면 벚꽃과 진달래가 유난히 고운 아름다운 산이다.

칠갑산은 작은 바위 하나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육산이다.

어떤 산행 코스를 선택하든지 간에 2~3시간 이내에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그리 높지 않고 코스도 다양해서 전문적으로 산행을 즐기는 이들뿐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산책하듯이 오를 수 있는 편안한 산이다.

칠갑산의 명칭에 대한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진다.

이 산은 산정을 중심으로 산줄기가 일곱 군데로 뻗어 있고, 금강의 상류인 지천천(之川川)과 잉화천(仍火川)을 보고 일곱 군데의 명당자리가 있다고 해 칠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삼국시대의 시가(詩歌) 가운데 ‘도솔가’를 보면 ‘칠악산(漆嶽山)’이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칠갑산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부여가 백제의 수도가 되고 이 산에서 제천행사를 올리면서 칠갑산으로 불리게 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칠갑산에서 ‘칠(七)’은 천지 만물의 생성 원리인 풍수지화공견식(風水地火空見識)을, ‘갑(甲)’은 천체 운행의 원리가 되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으뜸 글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또 일곱 장수가 탄생할 갑자형의 일곱 명소가 있어 칠갑산이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칠갑산은 정상에서부터 산릉선이 방사상으로 뻗어나가 사면이 급하고 계곡은 깊은 편이며, 비교적 두꺼운 토양층으로 덮여있다.

숲속에는 없는 산채가 없다고 할 정도로 산채가 풍부하며 머루ㆍ다래ㆍ어름 등의 산 열매도 많다.

특히 정상에서 조망하는 수해(樹海)는 가히 장관을 이룬다.

정산면 청장호 벚꽃. 충남 청양군 제공
정산면 청장호 벚꽃. 충남 청양군 제공

◆ 역사적 인물 및 사건

백제는 칠갑산을 신성시해왔다.

백제는 칠갑산을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鎭山)으로 여기며 이곳에서 제천의식을 행했다고 한다.

백제가 도읍을 웅진성(공주)에서 사비성(부여)으로 옮길 때도 이 산에 제사를 올렸다.

칠갑산은 깊은 산세를 가지고 있어 서북방의 요새 역할을 하며 백제 부흥군과 나·당연합군이 36일간 전투를 벌인 장소이다.

백제 부흥군은 왕족인 복신(福信)과 승려 도침(道琛)을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백제의 주력군이었던 서북쪽의 여러 성과 남쪽의 여러 성이 호응했다.

백제 부흥군은 힘을 얻기 시작했다.

복신은 일본에 가 있던 왕자 풍(豊)을 불러 다시 왕위를 잇게 하고 험준한 주류성을 임시 왕도로 삼아 나·당 연합군에게 항전하기 시작했다.

◆ 문화유산

장곡사의 가을 전경. 충남 청양군 제공
장곡사의 가을 전경. 충남 청양군 제공

▲ 천년고찰 장곡사

장곡사는 칠갑산에 깃든 천년 고찰이다.

문화재가 많은 사찰로도 유명하다.

국보 2점과 보물 4점이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다.

장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다.

850년(문성왕 12)에 보조선사(普照禪師)가 창건했다.

1346년(충목왕 2)에 현재 보물 제337호로 지정된 금동약사여래좌상을 봉안했으며, 1407년(태종 7) 12월 2일에 조계종(曹溪宗) 소속의 명찰로서 자복사(資福寺)에 지정됐다.

1673년(현종 14)에 철학(哲學) 등 화승(畵僧)이 왕과 왕비, 세자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기 위해 국보 제300호 미륵불괘불탱을 조성했다.

장곡사는 경사지를 닦아 위아래에 절터를 만들었다.

아래에는 범종루·대웅전·설선당(說禪堂)·심검당(尋劍堂)·일주문·요사채 등이 있다. 이곳에서 50m가량 올라간 곳에 다시 대웅전과 응진전(應眞殿)·지장전·삼성각·염화실(拈花室)이 있다.

장곡사는 우리나라에서 대웅전을 두 개 가지고 있는 유일한 절이다.

위쪽은 ‘상대웅전’, 아래쪽은 ‘하대웅전’이라 불린다.

이들 대웅전은 건축사상으로도 매우 주목되는 건물로서 상대웅전은 보물 제162호로 지정, 하대웅전은 보물 제181호로 지정돼 있다.

상·하 대웅전의 방향은 서로 엇갈려 상대웅전은 동남향을, 하대웅전은 서남향을 하고 있다. 상대웅전 안에는 통일신라 때 조성된 국보 제58호의 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대좌가 있다. 하대웅전 안에는 보물 제337호의 금동약사여래좌상이 봉안돼 있는데, 최근 복장(腹藏)을 통해서 고려 말기에 조성된 것임이 밝혀졌다.

천장호 출렁다리. 충남 청양군 제공
천장호 출렁다리. 충남 청양군 제공

▲ 칠갑산 천장호 출렁다리

청양군 칠갑산 동쪽 천장호수에 설치된 칠갑산 천장호 출렁다리는 2009년 7월 개통했다.

다리의 길이는 207m, 폭은 1.5m이며 높이는 16m로 좌우로 30cm 정도 출렁인다.

천장호 출렁다리는 청양의 명물이다.

다리 중간 부분에 청양의 특산물 구기자와 고추를 형상화한 높이 16m의 주탑이 시선을 끈다.

그 아래를 지나 폭 1.5m의 출렁다리가 시작되는데 20m쯤 걸어가면 상하좌우로 출렁이며 은근한 전율을 선사한다.

출렁다리는 30~40cm 흔들리게 설계됐다. 다리를 건너면 전망대와 칠갑산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칠갑산 정상으로 연결된 등산로는 천장호와 출렁다리, 우거진 숲과 아기자기한 계곡들을 감상하는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야간 개장과 함께 천장호 출렁다리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 칠갑산천문대 스타파크

칠갑산 천문대 스타파크는 칠갑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천문대는 총 3층으로 1층은 천체투영실, 시청각실, 사무실이 있다.

2층에는 전망대, 청양홍보실, 회의실이 있으며, 3층에는 주관측실, 전망대, 보조관측실이 있다.

천문대 3층에 있는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은 마치 우주선이 내려앉은 모형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굴절망원경이 설치된 주관측실은 7m 원형 돔으로 컴퓨터와 PDA를 이용한 무선제어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했다. 보조관측실은 20M 원형 돔으로 국내 최초로 반구형(180도) 3단 슬라이딩 시스템을 채택했다.

특히 3층 전망대는 동, 서, 남쪽 풍경이 어디를 봐도 시원하고 아름다운 전경을 지니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밤 중에 하늘의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다.

용호장군 잉태바위. 충남 청양군 제공
용호장군 잉태바위. 충남 청양군 제공

◆ 설화

‘용호장군 잉태바위’(일명 소원바위)는 청양지역 대표적 관광명소인 정산면 소재 천장호 인근에 있으며 ‘용호장군’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천 년 동안 전설로 내려오던 용호장군 잉태바위는 2010년 현지 주민의 제보로 발견됐다.

‘용호장군 잉태바위’는 2010년 청양군이 스토리텔링사업의 목적으로 청양지역에 얽힌 설화 및 전설, 인물, 사건 등 자료를 수집하던 중 지역주민의 제보로 칠갑산 천장호 주변을 수색해 찾아냈다.

이 바위는 예로부터 출산 등 소원을 기원하면 성취되는 전설을 간직한 바위로 남성의 고환 2개와 거대한 남근 형상을 간직하고 있으며 정산면 천장리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 칠갑산 쪽으로 약 200여m 지점에 있다.

이 바위에 얽힌 전설에 따르면 시집간 딸이 5년이 지나도록 아기가 없자 친정어머니가 이곳 잉태 바위에서 칠백일간 기도를 했는데 천장호의 수호신이 정성에 감복해 바위를 떼어내 아기를 만들어줬으며 이후 이 아들이 훗날 거란족의 침입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 용호장군으로 성장했다.

이후 마을주민들이 이곳에서 소원을 빌었으며 주민들은 이 바위를 용호장군 잉태바위로 불렀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매년 기원제를 지냈다.

칠갑산얼음분수축제. 충남 청양군 제공
칠갑산얼음분수축제. 충남 청양군 제공

◆ 추천코스

1 코스 : 대치터널 - 칠갑광장 - 천문대 - 자비정 - 정상 (3.0km 약 2시간)

2 코스 : 장곡사 - 정상 (3.0km 약 2시간)

3 코스 : 천장호수(출렁다리) - 전망대 - 정상 (3.7km 약 2.5시간)

4 코스 : 장곡주차장 - 장곡로(5km) - 삼형제봉 - 정상 - 사찰로(2km) - 장곡사(1km) - 장승공원 - 장곡주차장 (총 8km, 약 3.5시간)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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