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대전동구청장

과거 마라톤은 선택된 능력자들의 경기였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지닌 선수들만의 대결 무대였지만 현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적인 레포츠다. 유니폼과 운동화만 있으면 장소 불문하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비단 대회뿐만 아니라 공원이나 산길, 올레길 등에는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건강을 위해 수시로 마라톤 훈련을 하는 ‘러너’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이 곳은 그 어떤 마라톤장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풍광을 지닌 곳입니다" 국민 영웅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2019년 대청호 벚꽃길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밝힌 소감이다.

세상에서 가장 긴 벚꽃길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2022년 대청호 벚꽃길 마라톤대회’가 이달 18일 초여름의 정취가 가득한 대청호반에서 펼쳐진다. 동구와 충청투데이, 대전시 체육회, 동구 체육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마라톤대회는 5km(건강코스), 10km(미니코스), 21.0975km(하프코스) 3개 코스로 나뉜다. 풀코스가 빠진 것이 아쉽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대회에 필자를 포함한 참가자들은 벌써부터 설렘 가득이다.

코스별로 살펴보자면, 건강코스는 동구 신상동 세천삼거리 회남로 시작 지점에서 출발해 절골입구를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가족 또는 연인 단위로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코스이며, 미니코스는 건강코스를 지나 5㎞ 지점에서 유턴해 결승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대청호반을 따라 달리는 코스이다. 마지막 하프코스는 미니코스를 지나 방아실 입구를 거쳐 주촌동 토방터 부근을 반환점으로 출발지로 돌아오는 가장 긴 코스로 전국에서 가장 긴 대청호반 벚꽃길을 달리는 코스이다.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마라톤은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쉬지 않고 꾸준히 가야 하는 것이 그렇고 수많은 좌절과 시련이 반복되는 것이 그렇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벌써 여기까지 왔구나’ 자신을 다독이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결승점에 다다르게 된다. 완주 후에는 해냈다는 잊지 못할 성취감을 느끼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여름의 초입으로 가는 6월이지만, 마라톤의 열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대청호반의 멋진 풍경을 벗 삼아 달려보면 어느새 힐링이란 두 글자와 하나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뛰기 힘들다면 건강을 위해 5km를 걸어보자. 걷다 보면 어느새 10km를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일등은 있지만 완주만 하면 모두가 우승자인 마라톤의 매력에 함께 푹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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