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식·취재2팀 정치사회담당 기자

6·1 지방선거를 한 달 여 남겨두고 여·야 지방선거 공천 심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마치고 거대 양당은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공정한 공천, 혁신 공천’을 외쳤지만 지역에서는 ‘공정과 혁신이 사라진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천(公薦)’이 아닌 ‘사천(私薦)’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현역 시·구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당을 떠나기도 했다.

암암리에 ‘자기 사람 챙기기’가 성행하고 출마자들은 이를 의식한 줄 세우기를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성·청년 공천 확대를 외쳤지만 실상은 여성·청년 자격을 가진 현역 광역·기초의원을 내세워 여성·청년 공천 비율을 채우고 있다.

혁신 공천을 외쳤지만 새로운 인물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실시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는 ‘새로운 시도’라는 반향을 일으켰지만 공천의 판도를 바꾸기에는 미미했다.

갖은 논란 속에 이번 6·1 지방선거 공천은 ‘새로운 혁신’을 주창했지만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허울뿐인 혁신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은 각 당이 유권자에게 선보일 차기 선출직 후보자들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자리다.

때문에 지방선거의 여러 절차 중 가장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금 당과 지역을 불문하고 전국 각지에서 공천 심사에 대한 부당함과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사라진 공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공천은 국민들의 낮은 정치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첫걸음이기도 하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처럼 공천이 제대로 이뤄졌을 때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제대로 된 후보가 본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내가 뽑은 후보를 통해 지역의 변화를 체감할 때 유권자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아닌 신뢰와 지지를 보낼 것이다.

정치권에는 아직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정치 쇄신과 개혁을 외쳤던 정치권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과오를 저지르지 않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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