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문화예술단체 지정 연결 해주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특정 오페라극단 4번·연극단체 5번 연속 선정 논란… 특별한 제재 따로 없어
동일 사업 2년 선정될 시 휴식기 갖는 ‘휴식년제’ 도입 등 대책 마련 목소리

대전문화재단 전경 = 대전문화재단 홈페이지 제공
대전문화재단 전경 = 대전문화재단 홈페이지 제공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지역 문화예술단체에게 공연장 및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특정 단체들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양한 단체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연속 선정을 막을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대전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역 내 공연장과 문화예술단체를 지정 연결해 해당 공연장을 무료 제공하고 운영지원금을 지원하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실시 중이다.

이는 지역 단체들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해 지역 문화공연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사업은 공연장과 단체가 협의 후 재단에 기획서를 올리면 재단에서 심의 후 확정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선정된 단체는 1년 동안 공연장을 무료 사용하는 것은 물론 3500만~1억원 사이 운영비도 함께 지원 받을 수 있다.

재정난을 겪는 지역 문화단체들 사이에서 해당 사업이 긍정적인 평가되는 이유다.

문제는 해당 사업에 연속 선정에 대한 규정이 없어 특정 단체가 연속 선정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대전에서 선정된 상주단체를 살펴보니 특정 오페라극단과 연극단체가 각각 4번, 5번 선정됐다.

같은 공연장에서 2~3년 연속 선정된 단체 역시 다수였다. 특히 관저문예회관은 단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5년 연속 같은 무용단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연장 1곳 당 1개 단체를 선정하는데 특정단체만 선정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지역에 크고 작은 예술단체는 무수한데 상주단체는 공연장 한 곳당 주로 단체 한 곳만 선정하기 때문에 매년 선정되는 단체는 6~7곳에 불과하다"며 "1~2회 선정시 다른 단체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는 규정이라도 있어야 다른 신생단체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충북문화재단의 경우 ‘휴식년제’를 도입해 동일 사업에 2년 선정될 시 휴식기를 갖도록 하고 있다.

충북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선정된 단체의 경우 1년 동안 공연장, 운영비를 지원받게됨으로써 다른 단체들보다 더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해당 사업은 우수단체 지원이 아니라 지역 내 다양한 단체를 육성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휴식년제를 도입해 기회를 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저문예회관 한 관계자는 "그동안 선정된 상주단체는 다양한 예술 활동과 기획공연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일 뿐 해당 단체만을 의도적으로 선정하지 않았다"며 "올해는 다른 단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문화재단은 상주단체 선정 관련해서는 공연장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으며, 충북문화재단과 같은 휴식년제 운영에 대해서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전문화재단 한 관계자는 "공연장의 자율성을 보장해 재단에서 상주단체 연속 선정에 대해 특별하게 제재하진 않는다"며 "다만 휴식년제에 대해선 재단에서도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결과는 내달 8일 발표된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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