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육군사관학교를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유치하겠다고 공약을 밝히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그동안 수년전부터 논산시를 비롯해 충남도와 각 사회단체에서는 풍부한 국방 인프라를 주장하며 육군사관학교 논산유치를 위해 정성을 쏟아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 설날 고향을 찾은 자리에서 "안동엔 40만평 규모의 구 36사단 부지가 있어 육사를 이전하면 안동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육사이전을 공약하며, 육사 이전 카드를 내밀었다. 갑작스런 육사 안동 이전 공약을 접한 지역민들로서는 당황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후보가 이미 계획해 만들어진 공약인지, 아니면 즉흥적으로 지역민의 표심을 잡으려고 한 발언인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 후보의 공약발표로 논산시는 물론 사회단체와 지역정치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논산시는 지난 3일 이 후보의 공약 ‘육군사관학교 안동 이전’에 대해 "세계 최대 규모의 신병 교육기관인 육군훈련소, 안보 정책과 전략의 중심인 국방대를 비롯해 육군항공학교, 3군 본부, 육군부사관학교 등 풍부한 국방 인프라를 보유한 논산시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국방교육과 군사전략의 핵심시설을 모두 갖춘 곳으로 손꼽힌다"며 "논산시가 민선5기부터 ‘국방혁신도시’를 비전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방국가산업단지 및 국방교육·연구클러스터 조성과 육군사관학교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하며 반박 입장문을 냈고, 각 사회단체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한 논산이 아닌 안동으로 이전을 약속한 이재명 후보의 대선공약이 어떻게 해서 나왔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며 분개하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논산시장 출마자들도 이 후보의 육사 안동이전 공약과 관련, 일제히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논산시장 출마자인 백성현 전 주택공단 사장은 모 언론사 기고를 통해 ‘육군사관학교 안동 유치란 망언을 규탄하며’의 제하의 기사에서 "선거는 말의 잔치라고 하지만 우리 논산시민의 입장에서는 ‘육사 안동 이전’이라는 공약은 논산시민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줬다"라며 이 후보를 강력 비난했다.

또 같은당 논산시장 예비후보인 장창우 전 논산경찰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논산은 훈련소가 있는 무의 고장이며, 논산 계룡에 3군 본부가 있고, 국방대·국방산단에 이어 육사로 이어지는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후보를 직격했다.

이처럼 이 후보가 공약으로 육사 유치 후보지를 결정하면서 자칫 논산이 육사 유치에서 배제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 속에 충청권 패싱·홀대가 또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후보의 이번 발언이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도의 표심을 건드리는 ‘뇌관’으로 작용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붙고 있다는 지적이다.

육사 이전은 정치적 이해 관계가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과 행정의 효율성, 기존 인프라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국가적 중요한 사안이다.

논산은 육군훈련소와 국방대·육군항공학교, 3군 본부, 육군부사관학교 등 국방 인프라와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관련 산학연 등 육사이전지로서 최적의 입지적인 여건을 갖춰 모든 경쟁력 지표에서 타 지역을 압도한다. 더욱이 논산에 26만 평 규모의 국방산업단지도 조성될 예정이다. 이래서 이재명 후보의 이런 현실을 외면한 ‘안동 육사이전’ 공약은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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