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팀·경제담당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웃을 수준은 아니죠. 명절 이전보다 장사는 됐는데…기대한 수준은 아니에요. 언제쯤 환하게 웃을 지 모르겠어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지났다. 설을 앞두고 지역 곳곳에서는 설렘의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많은 이들이 가족·친지·지인 등을 만나러 먼 걸음을 떠났다. 주요 도로와 지역 터미널은 오랜만에 북적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에도 ‘설은 설’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설렘을 느낀 이들은 귀성객뿐만 아니었다. 유통업계 곳곳에서도 온갖 설렘이 표출됐다. "손님이 많아질 것", "매출이 오를 것", "오랜만에 가게 활기가 돌 것" 등 갖은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이들은 평소보다 입고량을 늘리고,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는 등 나름의 준비도 갖췄다.

설은 지났고 연휴도 끝났다. 불과 며칠 새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설렘은 실망으로 바뀐 듯 하다. "매출은 올랐으나 기대만 못하다." 이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오히려 쌓인 재고, 물건 대금 등으로 고민만 깊어졌다는 토로가 만연하다.

하소연의 근본원인은 단연 코로나일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문화 확산 등도 코로나의 산물일 뿐이다. 그나마 설을 맞아 대면 움직임이 확산되긴 했다. 그러나 어찌 예년과 비교할 수 있겠나.

유통업계의 향후 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2022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는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계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조사는 업태별 경기전망지수를 △온라인쇼핑(107) △백화점(102) △대형마트(88) △편의점(85) △슈퍼마켓(82) 등으로 집계했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상일 경우 해당 분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종사자(기업)가 많다고 풀이된다. 즉 ‘올해 1분기가 지난 분기보다 나을 것’이라고 보는 업태는 온라인쇼핑과 백화점에 불과한 셈이다. 그나마 대면채널 중 유일하게 긍정전망한 백화점도 기준점을 간신히 넘겼다.

당분간 지역 유통업계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그럼에도 종사자들이 기댈 곳은 마땅치 않다. 종사자들의 자구책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지자체의 정책도 근원적 효험을 잃은 지 오래다. 유통업계가 기댈 곳은 어디일까. 종사자들은 언제쯤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송해창·대전본사 취재1팀 경제담당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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