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접경지 융합 문화
경덕왕 중원경 설치서 유래
탑평리 유적 등 삼국각축전
역사·문화·관광콘텐츠 개발

탑평리유적 1호 백제주거지 1차 조사 후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 제공.
탑평리유적 1호 백제주거지 1차 조사 후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 제공.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고구려, 백제, 신라의 문화가 융합된 접경지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 충북 중원(中原)지역이 새로이 역사문화권에 추가되면서 이른바 ‘중원역사문화권’의 정체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6일 충북도와 충북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충북 전역을 아우르는 ‘중원역사문화권’이 포함된 법률 개정안이 공포됐다. 기존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등 6개 역사문화권에다가 ‘중원역사문화권’, ‘예맥역사문화권’이 추가된 것이다.

◆중원 이름 유래와 지리적 범위

삼국사기 지리지와 고려사 기사에 의하면 중원경은 본래 고구려 국원성이었고 신라의 진흥왕이 여기에 소경(小京)을 설치한 이후 경덕왕이 다시 중원경(中原京)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이것이 지금의 충주다. 경덕왕이 국토의 중심지 충주에 중원경을 설치했다는 게 중론이다.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편입된 영토의 복속민을 회유하거나 혹은 그 지배층을 원주거지에서 옮김으로써 신라에 반항하는 세력이 형성될 수 없게 할 목적으로 소경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적 범위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서해로 나가는 한강 본류와 연결되는 물길 교통로와 경북, 충북, 경기를 잇는 내륙 교통로가 맞닿았다.

◆주요 유적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일대에 위치한 탑평리 유적은 남한강변에 자리 잡은 넓은 충적 지대로 한강으로 연결되는 수로와 주변 지역으로 통하는 육로의 획득 등을 놓고 삼국의 세력 다툼이 적잖았던 지역으로 꼽힌다. 백제, 고구려, 신라가 순차적으로 이 지역을 차지했음을 보여주는 고대 유적들이 다수 발굴됐다. 충주 장미산성은 충주시 가금면에 있는 장미산에 축조된 삼국시대의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 남한강 수로뿐만 아니라 탑평리 칠층석탑이 있는 탑평리에서 한강 유역으로 통하는 주변의 육로까지 통제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청주 부모산성은 신라가 초축한 뒤 백제가 고쳐 사용했고 다시 신라가 증축한 산성으로 추정된다. 산성에서 백제와 신라의 유물이 함께 출토돼 6~7세기경 청주를 포함한 금강유역을 놓고 양국의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음을 엿볼 수 있다.

◆중원역사문화권 활용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은 각 지역에 역사문화권을 전담하는 연구재단을 운영해 역사·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배경으로 충북도는 올해부터 중원역사문화권 자료집성 총서 발간과 중원역사문화권 진흥 학술대회 개최 등을 통해 개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삼국의 혼합문화적인 특성을 최대한 살려 지역의 개발잠재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중원역사문화권이 충북을 비롯해 강원, 경기, 경북 등 시·도를 넘는 초광역적 권역이라며 역사성을 토대로 연계·협력사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잖다. 충북도의 관계자는 "도민들의 중원역사문화권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역사·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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