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각 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백신 접종이 한창인 지금,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과 모임 활성화로 인한 코로나의 확산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방역수칙이 생활화되다시피한 상황에서 아직도 자신만의 편리를 위한 이기적인 행태로 사회적 불편을 초래하고 공동체의 신뢰를 깨뜨리는 모습에 여간 화가 나는게 아니다.

정보화 시대에 활발한 sns 활동과 휴대폰의 보급의 폐단 중에 하나는 무분별한 문자와 전화, 메시지의 접근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신용대출, 인터넷 가입, 부동산 정보 등으로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릴 때마다 열심히 차단을 설정하지만 딱히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존재한다. 수요와 공급, 필요와 충분이 균형을 이루면 더없이 좋겠지만 세상일이 그리 녹록치 않음은 다 아는 일이다. 그래서 좀 더 복잡한 이해관계를 들여다보고 일반적이지 않은 결과를 도출하기도 한다. 그로 인한 해석의 차이는 새로운 이해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소위 말하는 '파워게임'에 의해 또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대전의 원도심이 재개발, 재건축 붐으로 들썩이는 요즘,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옛. 충남도청사의 활용방안을 떠올리는 순간 답답함이 밀려온다. 대전을 상징하는 대전역과 중앙로로 연결되어 맞은편에 자리 잡은 옛. 충남도청은 대전의 랜드마크 중에 하나가 될 만큼 영향력 있는 건축물이다.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후 10여년동안 다양한 방식과 의견수렴 절차를 걸쳐 활용방안에 대해 예상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은 모두 검토해 본 것 같다.

의회건물과 부속 건물 3동을 시민의 소통공간으로 조성하다가 소위 '향나무 사건'으로 말미암아 유야무야 정지 상태에 있던 이 곳이 문체부 산하 문화체육관광기술진흥센터가 입주 결정이 되고 도청사에는 연수원 건립을 고려한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도대체 누구의 발상인지, 누구의 요구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더 어지럽게 한다.

시민에게 오픈된 공간,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문화와 과학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큰 틀을 정하고 역사성과 상징성이 있는 근대건축물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길 바라는 대전시의 뜻과는 별개로 중앙부처의 일방적인 활용방안 수립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은 단지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지자체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옛. 충남도청사는 분명하게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국립디지털미술관이든,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건희 미술관이든 아니면 새로운 개념의 창의미술관이든 분명한 것은 문체부가 대전시민의 바램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전시는 좀 더 확실하고 분명하게 시민의 뜻을 강력하게 피력해야 할 것이다. 현시대의 정책수립에는 기다림의 미학 따위는 없다고 본다. 시민이 더 답답해 하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지길 바랄뿐이다. 코로나만으로도 충분히 답답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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