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임 하나은행 천안두정금융센터지점 VIP PB부장

5월의 마지막 즈음 이해인님의 시 중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가 요즘 비트코인의 하락을 보며 투자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욕심이 시력을 잃게 하는 게 아닌지 염려하게 한다. 현재 금 가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헷지수요과 코인 수요가 금으로 이동했다고 보기엔 근거가 미약해 보이나 코인과 금의 관계를 살펴보기로 하자.

최근 유동성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전통적인 금보다는 코인이 인플레이션 헷지수단으로 더 적합한 게 아니냐는 의견에 더 힘이 실리고 있고, 실제 인플레이션을 헷지하기 위해 금을 사던 투자자들이 코인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1700달러 초반을 하회하던 금 가격은 어느덧 1800달러 후반까지 상승했고, 코인은 고점대비 40프로 급락하고 있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이 코인을 팔고 금으로 이동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면 금 가격과 코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더 긴 시계열로 보면 역의 관계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최근 금 가격의 상승은 달려 약세와 인플레 흐름이 맞물리며 상승했고 코인하던 투자자, 특히 코인까지 투자할 수 있는 기관이 갑자기 코인을 팔고 금을 샀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로, 일부 교집합 정도의 해석이 가능한 수준이다. 단기적으로 금은 추가 상승할 수 있어 보인다. 하반기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자산의 매력도 저하, 향후 물가상승에 대한 헷지수요때문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헷지수단으로 사용하기엔 이미 5년간 시세가 올라 다른 대체자산 대비 열위하고 또 실제 주가가 하락하며 자산배분형 상품 규모가 너무 커져 주가 하락시 헷지 요청이 오면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금도 매각하기 때문에 금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상승해도 추천하지 않는 이유다.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축소)전까지 금 가격 상승이 기대되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2015부터 이미 많이 올라 하방 Risk가 커 보인다.

대외적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지수가 조정을 받았으나 다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지수의 강한 상승을 이끄는 모습도 보이면서 지금의 시장은 상승 흐름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강하게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보다는 성장주와 인플레이션 관련주를 같이 가지고 가는 전략이 의미 있어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위축된 글로벌 경제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무제한적인 유동성 공급이 자산시장의 불안감을 다소 해소하며 빠르게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하 것도 사실이다. 백신 접종률이 서서히 높아지는 것도 경기 회복세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아직도 자산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변화로 하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느 투자자가 어디에 투자해 얼마의 수익을 냈다더라 하는 추측과 허상만으로 뒤늦은 투자로 따라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현상을 그대로 파악하고 직시하되 나만의 투자의 방법을 만들어가는 것이 나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가고 수익을 창출하는 현명한 투자자의 모습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