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심각한데 정신 못 차린 유흥점주·시민들
주점내부서 5인 이상 사적 모임
업주 “손님 안 받으니 위반 아냐”
출입문 잠그고 노래방 영업까지
거리서 접객원 태운 승합차 포착
20명 이상 무리, 노마스크 대화

 

▲ 11일 오전 1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노래방 앞에 승합차가 정차돼 있다. 인근 상권의 한 종사자는 해당 차량에 대해 '접객원을 이송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송혜림 기자

[충청투데이 송혜림 기자] “직원들끼리 한 잔하는 건데 문제있나요?”
11일 오전 1시경 찾은 대전 서구 둔산동 번화가에 위치한 A주점.
전등을 환히 켠 주점 내부에선 5명이 모여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들은 외부에선 쉽게 보이지 않는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미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 방역 수칙을 어긴 상태였지만 A주점 업주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취재진의 질문에 업주는 “직원들끼리 한 잔 하는 것”이라며 “손님을 안 받고 있으니 방역 수칙을 위반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주점 뿐만 아니라 자정을 넘긴 시간 대전 번화가 일대에선 방역 수칙을 위반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8일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유흥시설 5종과 일반음식점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됐지만 이를 무색케 하는 모습들이 연출됐다. 이날 오전 1시 30분경 찾은 둔산동의 한 노래방에선 건물 입구까지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취재진이 진입을 시도했지만 해당 노래방의 철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창가 측 방은 모두 불이 꺼져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내부에선 몇몇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은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문 닫고 영업하는 것 같다”며 “이런 곳들 때문에 다른 노래방들이 피해입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노래방과 바 등 유흥시설이 밀집된 인근 거리에선 노래방 앞에 승합차들이 시동을 켠 채 정차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인근 상권에서 근무하는 B 씨는 “노래방 등의 접객원을 나르는 데 쓰는 차들로 알고 있다”며 “가끔씩 여성들이 대거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번화가 일대에선 모임을 즐긴 것으로 추정되는 20명 가량의 외국인 무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들은 편의점 외부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셨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거 무리를 지은 채 대화를 나누는 등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편의점에 근무하는 직원 등은 이에 대해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고 이들의 행태는 오전 1시경부터 1시간 가량 지속됐다.

인근 상권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 씨는 “일부 사업장들이 방역수칙을 비웃는 영업행태로 대전 코로나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면서 “업주들과 시민들이 모두 방역준수에 부디 힘쓰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송혜림 기자 eeyyii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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