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정호 서산시장

[충청투데이] 지난 2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일사천리로 국회를 통과했다. 부산과 경남지역의 오랜 숙원이자 갈등 현안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중앙정치권의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부러웠다. 그러나 충남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의 박수만 보내기에는 뭔가 서운함과 아쉬움이 가시지 않았다. 가덕도 신공항은 되는데 왜 서산민항은 안 될까. 이는 나뿐만 아니라 도민 대다수가 갖는 의문이었다.

건설비 509억원이 부담되는 건가. 충남의 정치력이 부족해서 그런 건가? 이런 질문은 합리적인 의문이자 도민들의 정서가 담긴 것이다. 1997년 해미 제20전투비행단 준공식에 참석한 김영삼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군 비행장 활주로를 이용해 민항이 취항할 수 있도록 검토를 지시했다. 2000년 제2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민항이 고시됐고 2017년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조사에서는 B/C가 1.32로 나와 충분히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도와 시의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제주공항의 슬롯 포화와 경제성을 이유로 서산민항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충남만 민항이 없다. 인구, 경제, 지리 등을 두루 살펴봐도 충남만 공항이 없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서산을 중심으로 한 충남 서북부는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한국의 경제를 선도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중국과 최단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가로림만 해양정원, 내포 혁신도시, 해미국제성지 등 항공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충남에도 민항이 필요한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왜 서산민항은 발목 잡혀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충남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장애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서산민항은 민항이 없는 충남의 민항이다. 이점을 충남 정치권이 깨달아야 한다. 다행인 것은 '#충남에도-민항이-필요해' 챌린지에 양승조 도지사, 김지철 교육감, 김명선 도의회 의장 등을 비롯한 충남 단체장들과 의장, 의원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공항의 슬롯 포화가 문제된다면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 취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해미성지가 국제성지로 인정받음에 따라 해외 순례객과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위한 전세기 특화 공항으로 개발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항공수요를 감안한다면 국내선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서산민항이 차질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먼저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돼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국토부의 의견과 도민들의 염원을 감안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해 조사해야 한다. 경제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조사를 해봐야 알 것 아닌가?

예비타당성 조사가 어렵다면 진입도로를 변경해 당초 509억원의 사업비를 461억원으로 줄이는 방안도 있다. 내년도 정부예산에 설계비 15억원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충남 정치권의 의지의 문제요, 기획재정부의 의지의 문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충남 홀대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충남에도 반드시 민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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