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노멀 시대의 충남 관광산업의 갈 길을 모색하다]
조덕현 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협력관(관광학박사)

2020년 3월 11일은 지구가 멈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국가들이 자국 국경을 닫고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여행객의 제한 조치가 발표되면서 연간 15억명에 달하는 국제여행시장이 멈춘 날이 되었다. 이후 1년, 국제관광기구 (UNWTO)발표에 의하면 2020년 국제 여행객은 74%가 감소한 3억 8000만명, 여행수입은 1조 3000억 달러가 줄어든 4000억 달러로 예상된다. 한국 방문객도 2019년 1750만 명에서 85.6%가 감소한 251만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제여행시장은 22년 이후에나 반등하고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기 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2021년은 코로나 발생 전후를 연결하는 전환기이다. 코로나로 변화된 새로운 일상 (뉴노멀 현상)이 넥스트 노멀이 되는 시기이다. 이 기간 동안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넥스트 노멀 시대의 충남 관광산업의 회복 및 성장의 분깃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통해서 작년 1년간 국내에서 일어난 관광시장 변화를 분석해 보면 코로나는 국내여행 지형을 크게 바꿔놨다. 이동통신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지역방문자 수는 전년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탔고 이를 광역 자치단체별로 구분해 보면, 서울, 부산, 대구 등 광역시의 감소율이 20%대로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도심을 벗어난 자연에 가까운 관광지를 선호하는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의 경우 -11%, 충북의 경우 -12% 감소로 타 광역시에 비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고 세부적으로 충남의 경우 태안은 2%, 당진은 1% 증가, 충북의 경우 증평과 진천 등 관광지로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감소율이 -2%대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이 시사하는 점, 즉 코로나가 가져온 넥스트 노멀 현상을 고찰하고 이에 대한 우리 충청지역의 관광산업 회복 및 육성 전략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수요가 언제 회복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코로나 백신의 보편적 보급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하게 된다면 여행 수요는 폭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향후 6개월 이내 여행의향 심리를 분석하는 각종 설문조사에서 증명되고 있다. 다만 여행수요는 한꺼번에 분출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의 상황과 여행 소비자의 환경에 따라 점진적인 폭발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지리적인 관점에서는 지역여행, 국내여행, 국제 여행 순으로 회복하고, 운송수단 측면에서는, 개인 승용차, 렌터카 등 개별 이동수단, 기차 등 대중교통, 항공, 크루즈 및 선박여행 순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행자의 여행목적지 선택 기준도 변하고 있다. 기존의 인기 관광지, 도심 관광지에서 벗어나 비인기, 자연관광지를 선호하고, 잘 알려지지 않아 방문객이 적은 나만의 여행공간을 찾고, 코로나 19 등 질병 및 보건 환경 등에 예측 가능하고 신뢰도가 높은 지역을 선호한다. 소비자는 이에 대한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중요시한다. 숙박시설의 경우에도 대형 호텔보다 투숙객 수가 적고 위생 관리가 잘 되는 소형 부티크 호텔, 단독 숙박시설을 갖춘 중소형 리조트나 펜션 등에서 가족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이런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 실정에 맞는 안전여행 프로토콜을 준비해야 한다. 지역만이 갖고 있는 소규모의 독특한 숙박시설을 활용할 절호의 기회가 다가왔다.

여행상품 시장의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의 장기 침체로 가성비 높은 관광상품, 관광지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는 반면, 우리 가족만의 고품격 안전 여행을 즐기려는 욕구도 커져서 최고급 프리미엄 상품 시장도 커질 것이다. 관광산업에서도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 기업경영에서 이미 ESG (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것처럼 관광에서도 지속가능한 자연친화적인 관광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여행시장의 회복은 세대별로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밀레니얼 및 Z 세대를 중심으로한 젊은 세대들은 어느 정도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여행을 떠나려는 욕구가 분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평범하고 진부한 여행은 단호히 거부하고, 새롭고, 참되고, 지역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문화에 대한 체험 그리고 무엇보다도 개인화된 여행을 선호한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원격근무 (워케이션)가 늘어나 장기간 쉬면서 일할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하게 되고, 비대면 여행 기술 활용이 증가하는 등 디지털 무기로 장착한 소비자들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측되어 이 모든 변화를 아우를 수 있도록 관광산업의 혁신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어야 한다.

여행시장 점유율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충청 관광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관광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넥스트 노멀 환경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이에 차분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년 한 해는 과거의 관광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새로운 넥스트 노멀로 이르는 중간 단계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충청권 관광산업 발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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