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의제 된 ‘광역 교통망 구축’ SOC 마련 차원에 머물러 있어
중장기적 구심점 역할 한계 분석 공동연구 용역도 속도 내지 못해

▲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위원장들이 14일 대전시에서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 추진에 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 충남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허태정 대전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강훈식 충남도당위원장, 이장섭 충북도당위원장,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 박영순 대전시당위원장. 충북도 제공
▲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위원장들이 14일 대전시에서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 추진에 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 충남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허태정 대전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강훈식 충남도당위원장, 이장섭 충북도당위원장,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 박영순 대전시당위원장. 충북도 제공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충청권 4개 시도가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잰걸음에 나섰지만 특색 없는 합의만이 반복되면서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메가시티 추진 합의 이후 5개월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광역 교통망 구축 이외 구체적 전략 마련을 위한 실행력이 아직까지 부재한 만큼 조속한 구심점과 뱡향성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15일 세종에서 열리는 제30회 충청권 행정협의회에 참석해 각 시도별 현안사업에 대한 협력과 대정부 건의 등 공동 발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동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는 지난해 11월 열렸던 행정협의회를 통해 합의된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의 연장선상으로 이날 4개 시도지사는 공통안건으로 경부고속철도(KTX)와 서해선 연결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충청권 광역철도망 건설 촉구를 위한 공동건의문을 발표하기도 하는 등 충청권 4개 시도는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공통 의제로 광역 교통망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공동 의제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메가시티 구심점 역할 소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3일 열렸던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충청권역 간담회에서는 충청권 각 지역이 가진 특성 및 산업의 분포 등을 고려한 차별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메가시티 구체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의 경우 실제 에너지경제공동체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달 관련 용역을 착수한 상태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이를 통해 지역 내 신재생에너지 공동 발전을 통한 전력사용량 소화와 동시에 추가적인 생산분을 타 지역으로 송전함으로써 경제공동체 이윤을 극대화 하겠다는 중장기적 구상까지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반해 충청권의 경우 아직까지 충청권 내 생산 및 소비활동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SOC(사회간접자본) 마련 차원의 메가시티 구축에 머물러 있다는 게 공통된 우려의 목소리다. 간담회 당시 발제자로 나섰던 진종헌 공주대 교수 역시 “충청권 메가시티는 (충청권 4개 시도의)엇갈리는 입장과 역학관계 속에서 거듭된 수정·보완을 거쳐야 하는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기초적인 교통망 조성과 함께 충청권 각 시도별 각자도생을 위한 현안 동력 확보차원에서의 추상적 메가시티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선 구체화 전략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합의 당시 제시됐던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관련 공동연구 용역의 경우 아직까지 진전을 거듭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행정협의회에서 용역 추진에 대한 4개 시도의 의지가 확인됨으로써 상반기 중 용역이 착수되더라도 1년여 이상의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올해는 사실상 메가시티의 공회전 상태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광역연합의 목적은 정부를 향한 공동의 이익 추구가 아닌 이른바 세력화를 통해 정부 주도의 발전계획에 있어 주도권을 찾아오는 것”이라며 “현재 충청권 메가시티는 자칫 공동 의제에 대한 공감대 부족시 소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협의체 형태 이외의 새로운 구심점과 방향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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