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각 대한건축사협회 대전시회장

많은 자영업자들 생존을 위한 외침이 갑자기 떨어진 기온과 함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제 저녁, 약 150평 정도의 커다란 식당에서 3팀만이 썰렁한 식사를 했던 모습이 오버랩되며 코로나19 펜데믹이 주는 무거운 현실이 빨리 회복되길 바랄 뿐이다.

미국에서는 작년에 배달로봇 사업이 900% 성장했다고 한다. 업체 로봇의 총 배달 건수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 100만회를 돌파했다고 한다. 비대면의 일상에서 로봇 활용이 실용화되고 있는 것이다. 좌우 각각 바퀴 3개씩 총 6개 바퀴를 장착한 이 배달로봇은 사람이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주행해 오히려 사람들에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첫 번째 봉쇄령이 시행된 지난해 4월부터 스타십은 기숙사에서 자가격리 중인 대학생들을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텅 빈 캠퍼스에서 지내는 학생들에게 간단한 음식과 식재료를 안전하게 배달하는 로봇은 즉시 큰 인기를 얻으며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도시 봉쇄령으로 외식이 어렵게 되자 음식 주문량이 증가하고 동시에 배달인력도 부족한 상황이 되면서 급속하게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스타십은 이러한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1년간 배달로봇을 1000대 더 생산해 배포했으며 올해에는 아시아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반길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되지만 지속된 불경기로 인한 자영업의 몰락과 실업자가 증대되는 현실적인 문제를 놓고 보면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기술의 발달로 라이프스타일은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는 반면 사장되거나 불황이 되는 업종은 계속 발생되는 상반된 상황의 완화 장치에 대한 고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건축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력에 의존했던 다양한 공종은 기계화와 재료의 개발로 제품화되거나 생략되는 공종이 발생하게 되고 해당 공종은 사장되거나 전문가가 부재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점점 손맛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은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직업의 판도도 바꿀 기세이다. 실제로 세계 경제포럼의 보고서는 2022년까지 약 7500만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25년에는 AI가 전체 업무의 52% 이상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라질 직업군에 제조업을 필두로 텔레마케터, 경비원, 부동산 중개인, 은행원, 건설노동자를 비롯해 금융 애널리스트, 의사, 변호사, 회계사, 건축사 등 전문직도 예외는 아니라고 전망한다.

사회는 변화하고 있고 인간은 점점 그 변화에 맞춰가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이다. 인간의 기술이 인간의 파멸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는 않은지 적잖은 고민과 불안한 마음이다.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방법과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두의 평안한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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