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중구·대덕구민, 서구·유성구민比 문화행사 관람 의향 낮아
영화 마저 저조… 공연·전시장 등 문화인프라 신도심에 집중된 탓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대전지역의 ‘문화 서고동저’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공공 문화시설이 드넓게 자리 잡고 있는 서구·유성구에 비해 대덕구·동구·중구는 비교적 문화 인프라가 부족해 ‘스스로’ 문화향유권을 포기하는 구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2020 대전 사회조사'에서 문학, 미술, 연극 등 모든 문화 분야에 대한 시민 관심도가 하락했다. 특히 원도심인 동구·중구·대덕구 지역에 거주 중인 구민들은 서구·유성구 구민보다 문화행사 관람 의향이 반토막난 수치를 보였다.

향후 미술(사진·서예·건축·디자인 포함) 전시회 관람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비율에서도 서구가 20.6%로 가장 높았고 △유성구(14.7%) △대덕구(10.6%) △동구(9.8%) △중구(8.3%) 순이었다.

문화생활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영화’에 있어서도 △유성구(72.7%) △서구(65.8%) △중구(55.4%) △대덕구(54.3%) △동구(52.1%)로 원도심이 다소 저조했다.

그나마 원도심 중구의 경우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를 중심으로 곳곳에 소극장과 화랑이 있어 사정이 낫지만 대덕구는 아직까지 영화관이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대덕구에 거주 중인 이모(39) 씨는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영화관에 가고 싶어도 거리가 멀어 두 번 갈 걸 한 번 가는 건 사실”이라며 “몇 년 전부터 대덕구에도 영화관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직까지 왜 진척이 없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영화관을 비롯해 현재 지역 내 운영 중인 공연장과 화랑, 미술관 등 문화시설들은 대부분 서구·유성구에 밀집돼 있고 원도심은 있는 시설마저도 열악한 상황이다. 실제 5개구에서 수용인원이 500명을 넘는 규모의 공연장의 경우 서구가 4곳, 유성구 2곳, 대덕구 1곳, 중구 1곳으로 치중돼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문화예술계는 원도심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이 ‘위험’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문화시설의 경우 시민들이 언제든지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접근성’이 좋아야 곧 문화 경험의 확대로 이어진다”며 “당장 시설 확충이 어렵다면 찾아가는 문화행사 등의 새로운 방식을 원도심 지역에서 적극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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