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서 분사 … 황금알 낳는 거위로
2022년 납부 지방세 200억 안팎 전망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지난달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이 청주시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법인)지방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출범으로 청주시는 재정난에서 벗어나는 계기와 함께 보다 안정적인 재정운영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LG화학 전지(배터리) 사업부에서 분사해 출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본사는 서울에 위치해 있다. 서울 마곡, 경기 과천, 대전에 연구소가 있고 공장은 청주시 청원구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있다. 옛 LG화학 오창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LG화학은 옛 청원군 시절을 지나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후에도 청주시의 효자 기업이었다. 하지만 LG화학의 국내 사업장이 10곳에 분산돼 있어 회사 규모에 비해 지방세 수입은 많지 않았다. 지방세는 사업장 면적과 종사자수에 따라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에 안분계산을 통해 납부된다.

LG화학이 청주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2018년 166억원, 2019년 147억원이고 지난해는 46억원이다.

LG화학 전지사업부는 그동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그리고 LG에너지솔루션으로 독립하면서 기존 10곳의 지자체에 분산납부하던 지방세를 본사가 위치한 서울시와, 연구소 소재(대전) 지자체, 공장이 위치한 청주시에 납부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종사자수는 7610명으로 본사인 서울에 1000여명이 근무한다. 청주 오창공장에는 41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LG화학이 세무당국에 신고한 전지사업부의 건축물 연면적은 4만 2526㎡다. 근무인원이나 사업장 면적에서 서울을 비롯한 타 도시보다 청주시의 안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연간 매출액이 12~13조원, 영업이익은 5000여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올해는 매출액 17~18조원, 영업이익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예상대로 달성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청주시에 납부할 지방세는 약 2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의 지방세 납부액 역시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본격적으로 지방세를 납부하기 시작하면 SK하이닉스에 의존하던 청주시 재정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가 청주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2018년 849억원, 2019년 1818억원이다. 청주시 전체 법인지방세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48.3%, 66.2%에 달했다. 하지만 2019년 반도체 경기가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청주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180억원에 그쳤다. 1년 만에 SK하이닉스의 지방세 납부액이 90% 가량 줄면서 청주시는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세계적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청주시 재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한 개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해당 분야 경기에 따라 재정이 흔들리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가 지속돼 지방세 납부액이 늘면 보다 안정적인 재정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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