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근상권 몰락해 덩달아 위기
일부상품 발주중단·적자 상황
매출반등요소 없어… "폐업고민"

사진 = 21일 오전 대전 서구 한 편의점 매대에 빈 공간이 가득하다. 사진=송해창 기자
사진 = 21일 오전 대전 중구(좌), 서구(우)의 편의점 매대에 빈 공간이 가득하다. 사진=송해창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인건비 건지기도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매일 폐업을 고민하고 있어요. 상권 몰락으로 반등 요소도 없고 그저 코로나19 종결만 바랄 뿐입니다.” 

21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 괴정동 한 편의점에서 만난 편의점주 A(43) 씨는 한숨만 쉬었다. 전날 오후 10시부터 편의점에 나왔다는 그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A 씨는 “편의점은 n차 업종이다. 인근 상권 활성화에 울고 웃는다”며 “코로나 이후 인근 상권이 몰락했다. 편의점도 덩달아 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 편의점의 전날 매출액은 10만 5500원이다. 이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매출액은 3만 400원이다. 수익은커녕 아르바이트비·월세 등을 지출하면 적자다.

이날 오전 11시에 만난 대전 중구 은행동 편의점주 B(61) 씨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B 씨 편의점 매대에는 빈 공간이 가득했다. 손님이 없어 추가 물량을 발주하지 않고 있다. B 씨는 “빈 공간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 팔리지 않는데 상품을 채울 필요가 있느냐”며 “일부 품목은 발주를 중단한 지 한참이다. 그나마 술·담배만 꾸준히 발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씨는 또 다른 어려움도 털어놨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후 편의점 내 소란이 늘었다는 하소연이다. 그는 음식점·술집 등 오후 9시 영업제한을 원인으로 꼽았다. 오후 9시 이후 술 손님이 늘어 관련 소동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B 씨는 “(오후 9시 이후) 편의점에서 술판을 벌이려는 손님이 부쩍 증가했다. 관련 지침이 있는 만큼 제지할 수 밖에 없다”며 “대부분 손님이 고성과 욕설을 퍼붓는다. 3~4일에 한 번꼴로 경찰을 부른다”고 말했다. 매출 반등 요소가 없는 점도 고민을 깊게 한다.

인근 상권 활성화가 필연적이지만 묘안을 찾기 어렵다는 푸념이다. 오히려 타 편의점주를 향한 부러움만 쌓인다. 상권가 편의점과 달리 주택가 편의점은 호황이기 때문이다.

대전 서구 탄방동 편의점주 C(41) 씨는 “상권가와 달리 주택가 편의점은 매출이 늘었다. ‘집밥 특수’, ‘재난지원금 특수’ 등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그저 부러울 뿐이다. 상권가를 선택한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