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유치원 원아모집 탈락 속출
교육청, 여유정원 충분 입장이지만
거의 읍·면에 위치… 동지역과 떨어져
학부모 “수요예측 했어야” 불만 팽배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교육청의 ‘유치원 입학 관리 시스템’이 총체적 난국이다.

최근 진행된 국공립 유치원 원아 모집 이후 탈락자가 속출하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거세진 상황. 이에 세종시교육청은 ‘통계상 여유정원과 충원율은 충분하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치원은 학구(통학구역) 지정이 없어, 집 앞 유치원을 못 보낼 경우 인근 동지역, 더멀리 읍·면지역을 찾아보면 빈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매년 반복되는 ‘유치원 대란’을 막기 위한 근본적 처방 없이, 통계에 매몰된 시교육청의 탁상행정에 학부모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교사 편의주의’에서 비롯된 ‘유치원 학급당 원아 수 감축’이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유치원 입학 온라인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해 진행된 세종시 국공립 유치원 일반모집 경쟁률은 신도심 1·2생활권은 3대 1수준, 4·6생활권은 7대 1 수준을 보였다.

유치원 입학의 고배를 마신 수많은 학부모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신도심의 한 학부모는 “매년 되풀이 되는 유치원 대란이 또 다시 일어났다”면서 “집 앞의 유치원을 두고 저 멀리 읍면지역으로 아이를 보내란 소리는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호소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의연하게 대처했다. 2020년 9월 1일 기준 세종시 유치원의 총 정원은 7757명, 현원은 6838명으로 여유 정원이 충분하다는 통계를 내밀고 있다.

시교육청은 “11월 30일 등록이 완료된 이후, 대기자 수가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유아당 3개원을 지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해 지원자 수를 실제 경쟁률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추가모집 공고를 통해 결원이 발생한 유치원에 접수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1일 기준 추가모집 공고를 낸 유치원은 부강초병설, 연남초병설, 연서초병설, 의랑초병설, 전동초병설, 한솔유치원 등 다수가 읍면지역이다.

현재까지 동지역의 모든 유치원 정원은 가득찼다는 의미다. 물론 향후 국공립 유치원을 포기하고 사립 어린이집으로 이동하는 수요, 중복 대기 순번 삭제 등을 감안하면 수치는 변화될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학부모들은 현재 신도심 내 사립 어린이집 빈자리 찾기, 읍면지역 사립 어린이집을 둘러보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집 앞에 유치원을 두고 ‘저 멀리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는 점이 불만의 이유다.

이 가운데 세종시교육청의 유치원 입학 시스템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각 생활권별 수요예측을 통한 학급(정원) 수 조절’ 등이 사전이 이뤄졌다면 유치원 대란을 축소시킬 수 있었다는 것.

세종의 한 학부모는 “1·2생활권의 정원은 줄고 3·4생활권의 정원이 늘어나는 현 수요를 정확히 분석해 동지역별 유치원 정원수를 조절했다면 현재 일고 있는 대란을 조금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교육청은 전체 통계에 따라 미달이 발생했다는 탁상행정을 고수해 대란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세종시교육청이 일부 생활권의 정원을 축소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유치원 학급당 원아 수 감축 단계적 추진’을 진행했다. 1·2생활권의 국공립 유치원 만 3·4세반 각 1명씩 정원을 줄였다.

세종시교육청이 최근 유치원 대란 이후 “유아 교육시설이 부족한 일부 생활권을 대상으로 학급 추가 확보, 정원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세종의 또 다른 학부모는 “1명의 정원이 모자라 판에 일부 유치원의 정원을 줄인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면서 “세종시교육청은 현재 차단된 사립 유치원의 신규인가를 허용하고, 단기적으로는 보조교사 배치 등의 정책을 통해 학급당 정원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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