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가 문을 여니 확실히 젊은 고객들이 많이 늘었어요."

고객감소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입점 후 상권에 다시 활기가 넘치고 있다.

20일 오전 방문한 대전 중구 산성뿌리전통시장은 여느 시장과 다르게 생동감이 넘쳤다.

수산물, 야채 등을 판매하는 상점 주변에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개장을 알리는 노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노브랜드 입점 효과인지 시장을 찾는 고객층도 한층 젊어졌다.

지난달 말 대전 중구 산성뿌리전통시장에 문을 연 대형마트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진=이심건 기자
지난달 말 대전 중구 산성뿌리전통시장에 문을 연 대형마트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진=이심건 기자

산성뿌리시장에서 쇼핑을 하는 학생들이 수시로 눈에 띄었다.

유모차를 끌고 온 20~30대 주부들도 삼삼오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찾았다.

주부 서모(34) 씨는 "이전에는 반찬가게를 올 때만 시장에 왔는데 이제는 마트와 시장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상생스토어에서 물건을 산 뒤 시장에서 장을 보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산성동에서 거주 중인 박모(44·여) 씨는 "과자나 가공식품을 사려면 근처 식자재마트를 가곤 했는데 이젠 시장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으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산성뿌리시장에는 273㎡(약 83평) 규모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1호점이 개점했다.

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대립각을 세우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손을 잡은 이른바 상생스토어다.

산성뿌리시장 상생스토어는 기존 시장에서 운영 중인 슈퍼가 경영난으로 폐업한 자리에 들어섰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시장 상인들이 취급하는 과일과 야채 등 신선식품과 대기업 제품을 제외하고 중소 업체들의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만 판매하기로 했다.

청년마차 2대를 시장에 기증하고 고객 쉼터 조성과 함께 전단지 행사나 경품행사를 시장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시장 내 노후 조명과 집기 교체, 상인교육과 문화공간 투자 등 시장 발전에도 함께 뜻을 모았다.

전통시장 몰락의 주범으로 갈등관계였던 대형마트 체인점이 시장에 입점하게 된 건 상인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시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 생존권을 위협받던 상인들이 숙고한 끝에 고객 유치 차원에서 함께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산성뿌리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55) 씨는 "시장에 사람이 줄면서 변화가 필요한데 마트가 들어온다 해서 적대시만 할 수 없었다"면서 "상생스토어가 들어오니 젊은이들도 시장에 많이 몰린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태성 산성뿌리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청년층과 가족단위 방문객이 늘면서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 1~9월 전통시장 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의 연령대별 고객 매출을 보면 30~40대 고객이 전체의 64.2%를 차지했다.

김태성 회장은 “시장에 발길이 끊기면서 상인들이 생존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기 시작했다"며 “지난달 말 상생스토어가 들어온 이후 하루 평균 방문객이 40% 정도 늘고 손님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통해 전통시장과 시너지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젊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브랜드”라며 “그런 부분들을 전통시장에 접목을 시켜 찾아오지 않던 젊은 세대를 시장으로 유입시키고 시장과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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