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의 수난의 시대를 겪고 있다.

식당 등 요식업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폭탄을 ‘브레이크 타임’ 등 영업 시간 단축으로 타개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운영시간 단축에 나서는 곳은 특정시간대 손님이 몰리는 카페, 음식점, 주점 등 주로 외식업종이다.

외식업종은 법정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주는 곳이 대다수이다.

2017년 6470원에서 지난해 7530원, 올해 8350원으로 최근 2년 사이 20% 이상 오른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도 한몫했다.

브레이크 타임을 운영하는 대전의 한 식당. 사진=이심건 기자
브레이크 타임을 운영하는 대전의 한 식당. 사진=이심건 기자

같은 기간 대전에서 브레이크 타임을 운영하는 업소도 늘어났다.

이런 탓에 점심시간을 지나서 밥을 먹으려고 하면 영업하는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저임금 오르자 업소들이 '쪼개기 아르바이트(알바)'를 선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 식당의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재료 손질 등을 위해 고급 레스토랑들이 주로 브레이크 타임을 뒀지만 최저임금 인상 뒤엔 일반 음식점도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브레이크 타임을 도입하고 있다"며 "점심과 저녁 모두 영업하던 식당이 저녁 장사만 하려고 영업 시작 시간을 오후 5시로 늦추거나 오후 2시부터 6시 등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 브레이크 타임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대전 둔산동 등 번화가에 많은 업소들이 점심시간 이후 저녁 장사 전까지 휴무 시간을 늘리고, 야간 영업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오전과 오후로 근무조를 나눠 고용하면 오후 3~6시까지 3시간 정도 임금을 줄일 수 있다.

저녁에는 오후 9시 30분에 마지막 주문을 받는 곳도 점점 늘고 있다.

주변 식당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후 2시를 넘어서면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고 휴식시간을 갖는다.

심지어 아예 점심 손님을 받지 않고 저녁시간에만 영업하는 음식점도 꽤 늘었다.

서구의 한 식당에서 시급제로 일하는 박모(53·여) 씨는 "일하던 곳이 이제 밤장사만 하고 낮에 장사를 안 해서 낮에 잠깐 일할 다른 음식점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연이어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너도나도 인건비 부담을 느낀 주변 식당들이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단축으로도 인건비를 감당 못 하는 식당들은 아예 휴무일을 만들고 있다.

서구에 있는 한 고깃집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했지만 올해부터 오후 11시까지만 영업을 하고 토요일은 휴무일로 정했다.

식당 사장은 "주로 직장인들 상대로 영업을 하다 보니 매출이 떨어지는 토요일엔 문을 닫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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