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시선 정지용 저/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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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본문 19쪽 '향수' 중에서>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 시인의 '지용시선'이 출간 60주년을 맞아 재출간 됐다.

정지용은 해방 이듬해 자신의 시집인 '정지용 시집'(1935)과 '백록담'(1941)의 수록작 가운데 '유리창' '백록담' '노인과 꽃' 등 시 25편을 직접 선별, 이 자선시집을 출간했다.

정지용은 섬세한 언어로 대상을 독특하게 묘사,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190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정지용은 1923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도시샤대학에 입학했다. 정지용의 초기 대표작 '향수'는 일본 유학시절 고향인 충북 옥천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시다.

이상·조지훈·박두진·박목월·윤동주의 시를 문예지 등에 소개하기도 한 정지용은 한국전쟁 때 납북됐다. 북한이 발간한 '조선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정지용은 1950년 9월 25일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시집은 현대시의 주체적 전통 속에서 현대적 혁신을 이룩한 정지용의 시적 업적을 한 권에 집약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또 해방 공간의 혼돈 속에서 순수 서정시의 나아갈 바를 밝혀 줬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다.

출간 60주년을 맞아 다시 부활한 '지용시선'의 앞 부분엔 현행 국어규범에 맞게 엮은 시가 실렸고, 뒷 부분엔 1946년 출간한 초판본을 그대로 수록했다.

문학평론가 최동호(고려대 교수)씨는 "지용시선이 간행된 지 60년 만에 다시 복간되는 것은 정지용이 추구했던 순수 서정시의 부활을 예고하는 하나의 징표이자, 그의 문학을 위한 위대한 축복"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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