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한 징크스' · 장기미제 불길함에 수사 자신감 잃어

"강력사건 발생 초기에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면 장기 미제사건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일선 치안현장에서 강력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대전지역 각 경찰서 형사들이 털어놓는 불길한 예감(징크스)이다.

일선경찰서 형사들은 살인, 강도 등 강력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할 수 있는 단서를 초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불길한 예감이 앞선다는 것.

형사들에게 이 같은 예감이 앞서는 것은 범죄 수법과 장비가 갈수록 지능화, 첨단화되면서 범인들이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충남지역에서 발생한 살인·강도 등 강력사건 중 초기에 범인을 검거하지 못해 장기 미제로 남아 있는 사건은 무려 10여건에 이른다.

대전지역 모 건설업체 부인 납치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10일차를 맞고 있지만 범인들을 검거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이미 수사가 장기전에 돌입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 중부경찰서는 범인들의 협박 음성 공개, 몽타주와 수배전단지 전국에 배포, 경찰력 총동원 탐문수사 등 총력을 기울였지만 수사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힘겨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주택가 연쇄 성폭력사건, 당진·천안 살인사건, 서천 카센터 방화살인사건 등도 초동수사 실패로 장기 미제사건이 된 경우다.

형사들이 초기에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면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을 것이라고 불길한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현재 경찰의 수사력이 범죄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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