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유령법인 122개 설립
통장 387개 불법사이트 팔아
이 대포통장을 대여해 2년여 동안 1조 6000억 원대 거래를 한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도 덜미를 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포통장을 유통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A 씨(53) 등 9명을 검거해 이 중 5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또 A 씨의 법인으로부터 대포통장을 빌려 쓴 사설 경마도박 사이트, 문서위조 조직,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4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유령법인 122개를 설립해 법인 명의 대포통장 387개를 개설하고, 이를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팔아 총 3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 대포폰 유통으로 처벌받은 A 씨는 법인 설립책, 계좌 개설책, 통장 유통책 등 공범을 모은 뒤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불법 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대포통장 한 개에 월 150만 원 정도의 사용료를 받았다.
A 씨 일당이 유통한 대포통장 387개의 거래내역이 1조 6000억 원에 이르는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대포통장을 대여받아 사설 경마사이트,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등 범죄에 이용한 이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했다. 그 결과 중국 등지에 사무실을 개설한 뒤 사설 경마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B(36)씨 등 9명을 검거하고 이 중 2명을 구속했다.
또 200억 원대 규모로 사설 선물옵션거래 사이트를 운영했던 일당 3명과 인터넷 광고를 통해 각종 문서를 위조하거나 문서 위조를 의뢰한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태국, 베트남 등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3명도 검거해 이 중 1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밖에 대포통장을 이용한 불법 사이트 운영자 등 13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급받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죄조직에 대해 강력히 수사하고, 자금줄도 차단하는 등 지속적인 대포통장 유통 사범 근절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