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수혜자 중재역할

◆어떤 일을 하나=사람의 심장·간·신장·폐 등의 장기가 파손돼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경우 타인의 장기로 대체하는 이식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때 장기이식의 모든 과정에 참여해 장기 기증자와 수혜자, 의사들과 함께 원활한 장기이식이 될 수 있도록 조정·중재하는 사람이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이다.

세계 장기이식의 역사는 1950년대 초부터 시작됐고, 우리나라도 1969년에 심장이식을, 1988년에 간 이식수술에 성공한 이래 장기이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고 있다.

외국의 경우 민간에서 운영하는 뇌사자관리기관이 있어 기증자와 수혜자로 업무가 나뉘어 기증자 및 기증 장기와 조직의 관리를 담당하는 '장기구독코디네이터'와 이식받는 수혜자의 이식 전후 관리를 담당하는 '임시장기이식코디네이터'로 역할을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장기이식 절차가 병원 중심으로 이뤄지므로 역할 구분 없이 모두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기증자 및 그의 가족으로부터 기증동의서를 받고 뇌사자 이송 및 관리에 참여한다. 수술에 참여하고 장기 보전 및 이송을 관리하며, 수혜자의 의학적 검사 및 평가에 참여하고, 장기기증에 관한 홍보를 한다. 생전 및 사후 장기기증에 관해 상담을 하고 등록자를 관리하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따라서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장기이식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증자 확보와 장기 및 조직의 적출과정, 수혜자 간호 및 퇴원 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어떻게 준비하나=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호사로서 '장기이식전문간호사'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되려면 먼저 간호사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데, 이는 3년제 전문대학 이상의 간호학과나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주관하는 간호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취득할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들을 위한 전문교육과정이나 자격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으며, 대부분 의료기관에 취업해 자체교육을 받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채용시 중환자실 혹은 신장실의 경력, 임상에서 3년 이상의 경력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식 관련 경험이 있거나 수술과정을 익힌 간호사가 유리할 수 있다.

◆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업무는 1990년대 초부터 시작돼 1999년에 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회가 정식으로 발족됨으로써 2004년 현재 70명 정도의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뇌사판정 대상 관리전문기관으로 지정받은 병원에서는 2인 이상의 장기이식코디네이터를 두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2004년 11월 현재 국내 15개 뇌사판정대상자 관리전문기관에 2∼3명의 정기이식코디네이터가 있으며, 그 외에도 장기이식을 시행하는 병원에서 장기이식코디네이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2000년 2월부터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장기이식 관리가 국가관리체계로 전환되면서 장기이식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역할은 더욱 필요하게 됐다. 특히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생관리가 필요하며, 이때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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