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투데이춘추]

어느덧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직까지 논과 밭에는 ‘땀 흘린 밭에 풍년이 든다’는 말처럼 풍요로운 가을을 기원하며 한 해 동안 자연재해를 극복한 농부들의 채취와 향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오곡백과 풍성한 결실의 계절 가을을 제대로 맞이하기도 전에 농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건 바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농기계 교통사고다.

농기계의 상당수가 후사경이 설치돼 있지 않고 일반 차량에 비해 소음 발생이 크기 때문에 주위의 차량 환경을 인지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자동차와 달리 속도가 느리고 안전장치가 미흡해 사고의 위험성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년~2015년) 2177건의 농기계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월별로는 5월과 10월에 가장 많이 일어났다. 이 중 사망자의 50%가 신체기능 저하로 인해 순간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70대 이상의 어르신들로 맞춤형 대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찰에서도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오래전부터 마을회관·복지관 등을 직접 발로 뛰며 찾아가는 교통교육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야광반사지 배부 및 각종 교통안전시설물 확충을 통해 사고 예방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운전자들의 노력과 자세이다. 첫째, 평소 농기계에 대한 사용법을 명확히 숙지하고 농기계의 수시 점검을 통해 사고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둘째, 야간에는 농기계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고, 야간 반사지 부착 등 사고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꾀해야 한다. 셋째, 절대 음주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도로교통법상, 농기계가 음주운전 단속 대상이 아닐지라도 운전자 자신과 더불어 제2·제3의 또 다른 무고한 희생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만큼 음주운전은 반드시 금물이다.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과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하루가 행복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면 평생 행복하다는 말처럼 교통사고로부터 소중한 나의가족·친구를 지키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임을 인식하고 교통사고 예방에 힘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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