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룡 국민건강보험 대전지역본부장]
대담=김대환 대전본사 정치사회부장
소득중심으로 3단계 걸쳐 개편하는것
소득보험료 비중 단계적 상향 방안도
국회 입법과정때 여론 충분히 반영
재정 누수방지 위해선 함께 노력해야
올해 가시적 성과 창출에 역량 집중

▲ 임재룡 국민건강보험 대전지역본부장은 “전직원의 역량을 결집해 재월발굴 등 재정안정 노력과 함께 예방증진사업의 활성화, 장기요양서비스 품질 제고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 대전지역본부 제공
이른바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시 여겨지는 것이 바로 건강이다. 건강한 삶 속에서 장수를 기대하듯 최근 현대인에게 건강 유지를 위한 필수 요건 중 하나가 바로 ‘건강보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해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질병과 질환처럼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적은 부담으로 최대의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소득과 계층에 관계없이 폭넓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국민건강보험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올해 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발표하며 17년 만에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변화의 시대 중심에서 대전과 충청지역민의 무병장수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 임재룡 국민건강보험 대전지역본부장을 만나 앞으로 본부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고향에서 신임 본부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이 있다면.

“충남 출신이지만 1989년 공단 입사 후 2001년 잠시 예산지사장으로 근무한 것 외에는 충청지역 근무 경험이 없었다. 2년 5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고향인 대전과 세종, 충청지역 주민 건강과 행복한 노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부가 올 초 건보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방안’은 서민부담을 줄이고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소득을 중심으로 3단계에 걸쳐 개편하는 방안이다. 현재 소득이 없는 지역가입자에 대해 반영되는 성·연령, 재산, 자동차에 따른 평가소득 대신 최저보험료를 도입하고, 재산보험료 부담을 줄여 서민층 보험료 부담을 경감한다. 소득과 재산이 많은 사람은 보험료를 더 내도록 해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정부 개편안을 놓고 반대 여론도 적지 않은데.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 구분 없이 소득으로 부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체계다. 하지만 가입자간 소득파악의 차이가 있고 모든 소득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형평성과 수용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소득 파악과 연계해 소득보험료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건보공단은 앞으로 보다 정의롭고 공정한 부과체계로 연착륙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가장 공평한 건보료 부과체계는 소득 기준인지.

“과거 의료보험으로 시작된 건강보험은 1977년 첫 도입됐다. 이후 개편 과정을 거치며 도입 12년만인 1989년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보험이 적용됐다. 세계적인 유래가 없는 성과다. 그러나 그동안 보험료는 질적보다는 양적인 성장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는 우리나라처럼 사회보험방식으로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주요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며,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이 개선됐다곤 하지만 여전히 지역가입자 절반이 과세자료가 없는 상황이며, 과세자료가 있다 하더라도 절반정도가 연간 소득이 500만원 이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기준으로만 보험료를 부과하면 또 다른 불형평성 문제가 나타나며 국민 정서상 고액 재산과 고급 자동차를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점은 정부 개편안이 부과체계 개편의 단초가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여론을 충분히 반영해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이다.”

-요양기관의 보험료 부당 청구 문제도 심각한데.

“건강보험의 가장 큰 과제는 보장성과 지속 가능성이다. 보장성과 지속 가능성은 안정적인 재정운영이 핵심이다. 보험재정 누수방지는 공단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보험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단은 물론 의료 공급자와 정부, 국회,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가능한 문제다. 요양기관의 거짓·부당청구는 국민이 낸 보험료로 만들어진 보험재정을 축내는 ‘반사회적 범죄행위’지만, 갈수록 은밀하게 이뤄져 적발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공단은 지난해 2월 부당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의료기관관리지원단을 설치.운영 중이다. 지난해 한해 동안 5403억원을 적발해 환수 결정했고, 대전지역본부도 290억원을 적발했다.”

-선진국 대비 건강보험 정책이 잘된 국가인데도 여전히 비급여 진료비 문제가 있는데.


“2014년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6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80%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확대, 선택 진료비(특진비) 건강보험료 적용,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등 그동안 보장성강화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 비급여 항목 중 의학적 필요성이 높은 것은 급여로 전환하고 있다. 비필수적 의료서비스도 선별급여제도를 통해 급여화하고, 4대 중증질환 외의 다른 질환에도 확대해 비급여를 축소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건강보험 수가를 책정할 때 원가에 기반한 적정 수준을 보상해 요양기관에서 비급여를 확대시키는 일종의 풍선효과를 방지하거나, 비급여 정보 공개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을 유도하는 등 비급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건강보험의 주요 추진 과제가 있다면.

“올해는 1977년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4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공단은 그동안 ‘평생건강, 국민행복, 글로벌 건강보장 리더’라는 비전 아래 건강보험제도 발전과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해 왔고, 많은 성과도 있었다고 본다. 현재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2018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어 노인진료비와 만성질환, 치매진료비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심화로 보험료를 부담할 사람은 줄고 진료비를 쓸 사람이 늘어나는 등 건강보험을 둘러싼 사회적 여건이 좋지 만은 않다.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 확보에 있어 관건은 재정안정라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재정안정을 위협하는 요인들에 대해 적기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현재 우리 공단의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추진 과제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다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5년 뉴 비전과 125개의 미래전략과제를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이를 실행하기 위해 ‘새로운 10년을 향한 미래전략의 실행기반 마련’을 경영목표로 정해 10개 핵심과제를 추진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지속가능한 건강보장 실현을 위한 뉴비전 성과창출’을 경영목표로 정하고, 보장성 강화, 예방증진사업 활성화 등 10대 핵심과제와 50개의 세부 실천과제를 마련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 성과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전지역본부 역시 이에 맞춰 안정적인 보험재정을 위한 재원발굴영역 확대와 지출관리 강화, 지역 특성에 맞는 예방증진사업 활성화, 편리하고 안전한 장기요양서비스 제공기반 마련, 이해관계자와의 상생협력체계 강화 등을 중점사업으로 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본부 운영 방안과 포부가 있다면.

“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서비스 기관이다.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해 국민 모두가 평생동안 건강하고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대전지역본부는 전직원의 역량을 결집해 재월발굴 등 재정안정 노력과 함께 예방증진사업의 활성화, 장기요양서비스 품질 제고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공단은 향후 5년간 3000여명이 대거 퇴직하는 등 세대교체기를 맞고 있다. 상호존중과 배려, 열린 소통으로 직원이 행복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국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드리기 위해서는 우선 직원이 행복해야 한다. 대전지역본부는 올해 슬로건을 ‘스마일 운동’(스쳐도 웃고, 마주쳐도 웃고, 일부러 웃고)으로 정하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바꿔 국민과 직원 모두가 행복한 지역본부로 만들어 갈 생각이다.”

정리=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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