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10월엔 참 많은 행사가 있었지만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16일 충청투데이 주관으로 개최된 아줌마 대축제에 참여해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기관단체장이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김장을 담근 것이다. 현장에서 담근 김치 2.5t은 소외계층과 복지단체, 보육시설 등에 전달됐다.

또, 18일 보라매공원에서는 ‘위아자 나눔장터’가 열려 성황을 이뤘다. 해마다 명사들의 기증품경매가 열리는데, 필자가 기증한 야구 글러브와 박찬호 선수 사인볼도 어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분께 전달됐다. 장터와 경매를 통해 모인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가을이 깊어지고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특별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많은 봉사단체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전달하거나 김장, 밑밭찬을 만들어 전하며 나눔의 불길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나눔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행위다. 또한, 나눔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행위다. 복지만두레와 같이 민간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촘촘한 복지그물은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를 아우른다. 해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복지예산을 큰 폭으로 늘려오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나눔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자발적 기부, 나눔의 문화를 활성화해서 민간 영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넓혀가면 정부가 짊어진 재정부담도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최근에는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시간과 힘을 들여 연탄을 배달해도 좋고, 집수리 봉사를 나서도 좋다. 음식솜씨가 좋다면 밑반찬을 조금 더 만들어 전할 수도 있고, 노래 부르기나 악기 연주에 소질이 있다면 경로당이나 복지시설을 찾아 재능을 마음껏 뽐내면 된다. 더 간단한 방법으로는 약간의 스마트폰 조작만으로 원하는 곳에 소액결제로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도 있다. 다양한 참여로 함께하고 나눌 수 있는 새로운 나눔의 문화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서구에서도 나눔을 실천하는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처음 시작돼 주민의 자율적 참여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행복한 일을 실천하며 행복을 전하는 봉사기부 릴레이가 그것이다. 행복드림 릴레이는 벌써 313팀 5120명이 참여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매주 8개팀이 참여하여 봉사의 기쁨을 함께 하고 있다.

서구청 940여 명의 공직자와 서구민이 매월 천원이상 소액기부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투게더 서구 희망나눔 운동’도 진행 중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약을 체결해 후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서구는 모금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저소득층 지원계획 수립해 다양한 생활안정지원 복지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식품기부 활성화를 위해 4월과 10월 넷째주에는 희망기부데이 주간도 운영하고 있다. 기부된 식품은 관할 푸드마켓으로 인계돼 저소득 가정에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식품기부자에게는 소득공제혜택으로 나눔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나눔은 이렇듯 절대 어렵거나 힘들지 않다. 뉴스에서는 들려오는 기업가나 스타들의 억대 기부 소식에 기죽을 필요 없다. 조금만 용기를 내서 정성과 진심을 모으면 이웃을 위한 따뜻한 나눔이 된다. 연말이나 명절에만 반짝하고 마는 이벤트가 아닌 일상 속 나눔, 이제 습관처럼 가볍게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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