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속 사연]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1970년 12월 영국 BBC의 코미디 식당풍자극에서 비롯됐다. 노부부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려 했으나 "계란과 스팸, 계란 베이컨과 스팸, 스팸 베이컨 소시지와 스팸, 스팸 베이컨과 스팸 등 온통 기피 음식인 스팸 메뉴뿐 이었다. 그들은 종업원에게 무슨 식당이 스팸 밖에 없느냐며 화를 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그 종업원은 '스팸'이란 말만 계속했다. 옆에 있던 손님들도 덩달아 '스팸, 스팸, 러블리 스팸, 원더플 스팸'을 연호하며 노래를 불렀다. 이 식당풍자극은 호멜푸즈의 스팸 광고를 위한 프로그램어었다. 이전에도 호멜푸즈는 지나치게 스팸을 광고하는 바람에 '광고 공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스팸에 대한 지속적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불만과 짜증을 초래했다. 그래서 스팸은 '원하지 않는 공급 과잉'이란 별칭을 받게 됐다.
1990년대 e-메일 사용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수신되는 쓸모없는 메일'로 골머리를 앓기 시작했다. 이런 메일을 뭐라 부를까 고민하던 중 '원치 않는 공급' 이미지의 스팸을 그대로 사용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식품 스팸이 쓰레기의 불명예를 얻게 된 사연이다. e-메일의 정식명칭은 UCE(Unsolicited Commercial Email) 혹은 UBE(Unsolicited Bulk Email)이다. 식품과 e-메일구분을 위해 식품은 대문자 'SPAM'으로 쓰고, 메일은 소문자 'spam'으로 쓴다.
여하튼 스팸메일이 골머리다. 이틀만 메일을 관리하지 않으면 스팸이 쌓여 정작 필요한 e-메일을 받지 못한다. 매일 스팸 메일 지우는 일이 지겨울 정도다. 주로 상업광고나 외설음란 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