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들보 위의 군자〉
“사람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악인이라 해도 모두 본성이 악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 부지런히 일을 하고 어려움이 다소 있더라도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해 가야만 성공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덧 습관이 성품이 돼 악행을 하게 되며 그로 인해 평생을 그릇된 삶을 살게 되느니라. 이를테면 지금 ‘대들보 위에 있는 양상군자(梁上君子)’처럼 말이다.” 그러자 쿵하는 소리가 났다. 진식의 말에 감동한 도둑이 대들보에서 뛰어내린 것이었다. 그가 마룻바닥에 조아리고 사죄하자 진식이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네 얼굴을 보아하니 악인은 아닌 것 같다. 오죽이나 어려웠으면 이런 짓을 했겠나.”
진식은 그에게 좋은 말로 타이르고 비단 두 필을 주어 보냈다. ‘받는 자보다는 주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하듯 어려운 사람을 바르게 돌보아 주면, 나쁜 마음의 소유자도 깨우침으로 덕인(德人)이 돼 새해에는 공공을 위해 밝고 바른 사회에 봉사하는 겸양지덕의 인재가 될 것이다.
<국전서예초대작가·前대전둔산초 교장 청곡 박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