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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포지교'로 유명한 관중은 천하를 주유하면서 백성의 얼굴을 보고 국정을 파악하는 '관상정치'를 폈다. 백성들 얼굴 표정에서 조세나 부역이 얼마나 센가 알아낸 것이다. 퇴계 이황도 죽는 날까지 점괘를 보면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예비했다.

사실, 얼굴엔 100가지 표정과 1000가지 만상이 있으며, 1만가지 희로애락이 주름 등고선을 따라 세밀화돼 있다. 일종의 진솔한 초상화다. 죽는 날, 모두의 얼굴엔 일생의 풍경화가 그려진다. 초련의 달콤함과 중년의 그윽함, 말년의 비애가 겹겹이 파도친다. 관상은 인생의 ‘굳은살’이다.

▶사주(四柱)란 사람이 태어난 년(年)월(月)일(日)시(時)의 네 기둥을 말한다. 이 네 기둥은 각각 두 글자로 8자(八字)를 형성해 사주팔자가 된다. 궁합(宮合)은 혼담이 있는 남녀의 사주를 오행에 맞춰 길흉을 예측하는 점이다.

이를 반대로 읽으면 합궁(合宮)인데 남녀 간의 성교를 말한다. 결국 궁합을 보는 건 남녀의 교집합을 뜻한다. 네 몸이 내 몸에 맞느냐, 내 몸이 네놈에 걸쳐지느냐의 질척한 점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성격차'때문에 이혼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성 격차'때문이 많다. 결국 띄어쓰기 하나가 성(性)과 성격(性格)으로 모멸 차게 인수분해 된다. 어쨌거나, 사주팔자를 보는 건 너무 무거운 스캔들이다.

▶여자들이여, 매부리코 남자를 만나라. 매부리코는 '물건'이 크다는 속설을 넘어 부자(富者)상이다. 여자는 긴 인중과 넓은 이마를 지니고 있어야 부자상이다. 눈썹은 화룡점정이다. 제아무리 화장을 잘했다고 해도 마지막으로 눈썹을 시원찮게 그리면 얼굴 전체가 엉망이 된다.

관상을 볼 때도 눈썹을 50%, 이마 30%, 코 10%, 입 5%, 귀 5%로 본다. 그러니 아미(蛾眉)를 그릴 땐 신중하라. '여자'를 알리는 첫 색칠이기 때문이다.

▶공주 마곡사에 숨어 승려생활을 하던 김구 선생은 자신의 인상이 마치 시골 저잣거리의 소 장수 같다고 생각했다. 링컨도 '남자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권언했다. 나른한 권태와 뒤틀린 하루가 는개처럼 또 지나간다.

여기엔 몇몇 소소한 사건들이 있었고, 소소한 만남들도 있었다. 인상 쓸 일과 인상 펼 일이 동시에 이뤄지며 얼굴의 형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하루'를 사는 건 '하루'만큼 또 늙어간다는 얘기다. 사주 위에 관상이고, 관상위에 심상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관상이 변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인생이 변한다. 이 세상 '소풍' 끝낼 즈음 웃는 낯으로 떠날 수 있도록 인상 좋게~~~~~살자꾸나.

나재필 편집부장 najepi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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